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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s — Issue 17. 사이의 세대

슬기로운 오피스 매뉴얼 Part-1

Playbook at Work

  • 2020.08.31
  • Editor. 박한빛누리
  • Illustrator. 강다솔

읽고 나면 꼰대의 ‘나일리지’도, 신입의 ‘밀레유세’도 더 이상 두렵지 않을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오피스의 하루, 산뜻하고 슬기롭게 시작하자.


9:00
출근의 기술

출근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9시부터 업무 시작

9시까지 회사 도착

얄궂다. 9시에 딱 맞게 도착해서는 컴퓨터 전원만 눌러놓고 휙 커피를 사러 간다. 출근 시간은 곧 일을 시작하는 시간이다. 그러니 20~30분 전에 미리 와서 책상도 정리하고 업무 준비를 하는 게 맞다. 자동차도 타기 전에 미리 시동을 걸어두지 않는가. 자율과 자유는 고작 ‘리을’ 하나 차이지만 회사는 이런 최소한의 것을 지켜야 하는 곳이다.

요즘 차는 시동 걸면 바로 작동해서 워밍업이 필요 없다. 차가 바뀐 것처럼 시대도 달라졌다. 몇 분 일찍 출근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만 잘하면 된다. 게다가 근태를 지적하려면 퇴근 시간도 지켜야 하는 게 아닌가? 어제도 막차 타고 퇴근했는데, 그럼 오늘 점심시간쯤 출근해야 맞다. 20~30분 늦게 퇴근하는 건 예삿일인데, 출근은 3분만 늦어도 그렇게 눈치가 보인다.

올바른 근태 관리의 시작


근태는 ‘출근과 결근’ 또는 ‘부지런함과 게으름’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은 단어다. 오피스에도 자율성을 강조하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근태는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성, 나아가 인간성에까지 연결 짓곤 한다.

01. 눈떴는데 이미 지각이라면?
알람을 3개씩 맞춰놓고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때가 있다. 일어났는데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 찍혀 있다면? 상급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게 나을까, 아니면 당장 사직서 양식부터 찾아보는 게 나을까?

-> 해결책
지금 당신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상급자에게 전화하는 일이다. 상황 설명은 망설일 필요가 없다. 흐름은 ‘현재 상황-해결책- 사과’. “팀장님, 아침에 몸이 안 좋아 늦게 일어났어요. 반차를 사용하고 오후에 출근해도 괜찮을까요? 보고서 작성은 오후에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실수는 누구나 하는 법, 빠르고 솔직하게 해결하자.

02. 외근과 외출이 눈치 보인다면?
직장인의 삶은 고달프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관공서 업무를 보자니 대기 줄이 길고, 업무 시간에 나와 있으면 전화가 빗발친다. 탄력근무제나 유연근무제가 도입되었다지만 자유로운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

-> 해결책
자리를 비울 때는 반드시 행선지와 사유, 복귀 시간을 알리자. 현장으로 바로 출근퇴하는 ‘직출’이나 ‘직퇴’의 경우 상급자에게 꼭 보고를 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자리를 비울 경우 부재 시 연락 가능한 연락망을 모니터 옆에 붙여두자.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을 경우 언제든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드라이브, 웹하드에 올려두는 걸 추천.

03. 휴가에도 타이밍이 있다
바쁜 회사 생활 중 휴가를 쓰는 일은 참 쉽지 않다. 중요한 프로젝트가 맞물려 있거나 징검다리 연휴라면 더욱 그렇다.

-> 해결책
휴가는 최소한 일주일 전에 미리 상급자의 승인을 받아두자. 팀 전체의 일정을 조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참고로 휴가 이야기는 퇴근 1시간 전에 꺼내는 것이 제일 좋다. 장기간 자리를 비운다면 동기나 선배에게 휴가 시 발생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처리를 부탁하자. 며칠 동안 자리를 비운다면 “휴가 중입니다” 문구의 자동 응답 메일을 설정해두거나, 대신 업무를 처리해줄 담당자 번호를 적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

책상 정리의 기술


  1. 책상 위에는 연필꽂이, 서류 보관함, 커피 잔 정도만 둘 것.
  2. 풀이나 테이프, 스테이플러, 메모지 등은 서랍에 넣어놓자. 자주 사용하는 물건일수록 위 칸에 수납할 것.
  3. 전화기는 사용자 손의 반대편에 둘 것. 통화하며 메모할 때 유리하다.
  4. 책상 한쪽에 취향을 담은 공간을 마련하자. 인테리어 소품이나 다육식물, 사진 액자 등 기분 전환이 될 수 있는 아이템이 좋다.

바탕화면 정리의 기술


  1. 바탕화면 폴더는 한 줄로 배열. 그 이상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2. ‘버릴 것’이라는 폴더를 생성해둔다. 그러고는 수시로 휴지통을 비운다.
  3. 업무별로 생성해둔 폴더 안에 세부 폴더를 만들어 파일을 정리한다. 파일명은 ‘날짜, 업무명, 버전’ 순으로 만들어두는 게 편리하다.
  4. 일주일에 하루 컴퓨터 정리의 날을 정하자. 금요일 퇴근 전이 가장 적합히다.

업무 밖 시간을 노려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갈고닦자.


12:00
휴식의 맛

선 넘지 않는 조언의 영역


친동생 같아서 하는 얘기야

나도 안다.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나를 깎아먹는다는 걸. 그래서 예전에 비해 잔소리도 줄였다. 꼭 해야 할 이야기가 있어도 ‘불면 날아갈까, 만지면 부서질까’ 조심해서 하게 된다. 야단 한번 친 날이면 그만둔다고 할까 봐 점심엔 브런치 가게에서, 저녁에는 소고기를 구워가며 비위를 맞춘다. 그러면 뭐 하나. 도움 되는 얘기를 해주는데 휴대폰만 들여다본다.

직무 조언이면 몰라도 인생 조언은 됐습니다

업무에 필요한 피드백을 할 땐 “별로야”, “다시 해와”처럼 알맹이 없는 말뿐이더니, 갑자기 회사 밖에선 편하게 생각하란다. 내가 선배에게 기대하는 건 업무를 기반으로 한 팩트 위주 조언과 개선점이지 친목 도모가 아니다. 맥을 잘못 짚은 상사가 아쉬울 따름이다. 회사에서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점심 메뉴 정하는 법


먼저 구내식당 메뉴를 본다. 여의치 않으면 회사 주변으로 눈을 돌린다. 상급자의 기분, 최근 일주일 내의 식사 메뉴 등을 고려하자. 음식이 나오는 데 오래 걸리는 메뉴는 피한다. 만약 모두가 “아무거나!”를 외친다면 순두부찌개나 제육볶음, 중국집 B세트(짜장면 +짬뽕+탕수육) 정도 제안하자.

밥 먹을 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

- 나무늘보만큼 느린 속도로 먹기
- 치타처럼 빠른 속도로 먹기
- 남의 메뉴를 말도 없이 뺏어 먹기
- 먹고 싶은 메뉴를 남에게 강요하기
- 아무도 궁금하지 않은 자기 사생활 털어놓기
- 남의 사생활 꼬치꼬치 캐묻기
- 정치와 종교 이야기하기
- 업무 이야기만 하기
- 입안에 음식이 든 채 계속 업무 이야기하기

오피스 메이트가 보내는 지루함의 신호


아래 신호가 발견된다면 이야기를 10초 내로 마무리할 것.

-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 시계를 본다.
- 시선이 자꾸 내가 아닌 다른 곳을 향한다.
- 몸의 방향도 다른 곳을 향해 있다.
- 맞장구가 점점 줄어든다.
- 질문이 없다.
- “정말요?”, “와, 대단하네요” 등 매크로를 돌린 듯 영혼 없는 말이 반복된다.
- 어제 방영한 드라마 등으로 대화 주제를 바꾸려 한다.

학연, 지연, 그리고 흡연


흡연자가 줄어들긴 했지만 흡연으로 쌓이는 친분은 무시할 수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흡연 장소를 들락거리는 애연가들은 두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는 제스처만으로 친목이 도모된다. 흡연 자리에서 지켜야 할 사항은 간단하다. 지정 장소에서 피울 것, 뒤처리는 깔끔하게, 연장자 앞에서는 양해를 구한 뒤 불을 붙인다. 상대방 얼굴을 향해 연기를 내뿜는 행위, 후배에게 담배를 강요하거나 “후... 너는 이런 거 배우지 마라”라는 닭살 멘트는 절대 금물.

현명하게 일 떠넘기기


업무 요청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왜 그 업무를 요청하는지, 어떤 피드백을 받길 원하는지, 언제까지 결과물을 줘야 하는지 정확하게 해야 한다. “이러이러한 사정으로 이번 프로젝트는 OO 팀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대리님께서 A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이 있고, 빠른 현장 진행 능력이 있으시잖아요.” 무엇보다 상대가 업무의 적임자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칭찬하는 것이 좋다.

거절의 기술


부탁을 계속 들어주다 보면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거절할 때는 단호해야 한다. 단, 부탁받은 내용을 신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자리에서 딱 잘라 거절하기보다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한 뒤, 몇 시간 뒤에 거절하는 식. 거절은 일대일로 하는 것이 좋다. 메일이라면 참조를 빼고 답장하자. 칭찬을 먼저 하거나 “아쉽게도 회사 규정상...”, “본부장님께서 먼저 시키신 업무가 있어서요” 등 다른 업무로 방패 삼는 것도 효과적. 거절한 뒤에는 대안을 제시하자. “저는 어렵지만 OO 팀의 대리는 어떨까요?” 식으로 적합한 사람을 추천하는 것도 좋다.

전략적 갈등 해결


- 강하게 밀어붙이기 — 신속한 결정이 필요할 때 유용하다. 단, 결과에 대한 확신을 갖고 명백한 증거를 댈 것.
- 회피 — 상대가 감정적으로 나올 경우 잠시 거리를 둔다. 과열된 분위기라면 논의 일정을 미루는 것도 좋다.
- 양보 — 큰 손해가 없다면 양보하는 것도 방법. 다음 협상을 위한 발판을 만들어두자. “이번에는 제가 양보했으니 다음번에 잘 부탁드립니다.”
- 공개 석상에서는 일단 수긍 — 갈등은 조용히 따로 만나서 해결하자. 입장을 바꿔 생각해본다.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누가 당신의 의견에 반박한다면 망신스러울 것이니.
- 기분 나쁜 티를 내지 말 것 — 관계를 불편하게 만든다. 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애로 사항은 나중에 사적인 자리에서 덤덤하게 꺼내도 된다.
-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 — 어쨌든 그게 좋다.

좋은 평판 관리법


지긋지긋하지만 어쩔 수 없다. 회사 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도, 이직을 하기 위해서도 자기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 단정한 옷차림
  • 자주 웃자. 웃으면 복이 오니까
  • 해야 할 말은 하되 겸손함을 유지할 것
  • 상사, 협력사, 경비원 등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할 것
  • 일관성 유지하기
  • 험담은 줄이고 칭찬은 늘리기
  • 칭찬할 때는 즉시, 구체적으로, 공개적으로,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기

SNS는 더 이상 사적 공간이 아니다. 잘 운영한 SNS는 그 자체로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 게시물 업로드는 업무 시간을 피할 것. 약점이 될 수 있다.
  • 직무와 관련한 내용, 기밀, 루머 등은 업로드하지 않도록 주의
  • 거래처 및 경쟁사, 고객 비방 금물
  • 밤 10시 넘은 시간에 솔직한 감정을 담은 느끼한 업로드 주의
  • 회사 사람들과 SNS 친구를 맺기 싫을 땐 “안 한다”고 답하거나 ‘세컨드 계정’을 보여주며 회피하자.


  • 2020.08.31
  • Editor. 박한빛누리
  • Illustrator. 강다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