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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s — Issue 16. 필환경 생활

쓸 만한 쓰레기

Useful Waste

  • 2020.05.25
  • Editor. 조서형

쓰레기라니 어감이 좀 그렇지만, 겉으로 봐서는 누구도 과거를 상상 할 수 없는, 착하고 창의적인 업사이클 제품 여섯 가지.


1. 커피 찌꺼기로 즐기는 티타임, 카페폼

커피콩의 0.2%만이 커피 잔에 담긴다. 나머지 99.8%는 버려진다. 서울에서만 하루에 발생하는 커피 콩 찌꺼기는 무려 140톤에 이른다. 퇴비로 이용할 수 있도록 농장에 퍼 나르고도 남는 양이다. 땅에 매립된 커피 찌꺼기는 흙을 산성화해 토양을 오염시킨다. 베를린의 ‘카페폼 Kaffeeform’에서는 몇 해에 걸친 연구 끝에 커피 찌꺼기와 톱밥을 천연 접착제를 이용해 응고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 짙은 커피 색감에 도자기 같은 고급스러운 질감을 지닌 커피 잔으로 만들어냈다. 테이크아웃 잔 모양을 한 카페폼의 ‘웨듀서 컵’은 에스프레소 다섯 잔 분량의 커피 찌꺼기로 이루어졌다. 90°C의 내열 온도와 1.5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내구성으로 따뜻한 커피를 즐기기에 무리가 없으며 약 10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디자인은 라테,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잔까지 총 네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원료 | 커피 찌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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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업사이클링 셔츠, 어스 폴로

‘빨리빨리, 더 저렴하게’를 내건 SPA 브랜드에서도 지속 가능한 패션을 이야기하는 요즘이다. 폴로 랄프 로렌에서는 100% 재활용 가능한 데다 공정 과정에 물을 사용하지 않는 기술력으로 지속 가능한 신소재에 한 걸음 더 접근했다. 이는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이하면서 아이코닉 폴로 셔츠에 대자연의 의미를 담아 ‘어스 폴로 Earth Polo’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어스 폴로의 모든 제품은 플라스틱병 재활용 단체인 퍼스트 마일 First Mile과 협업해 셔츠 하나당 평균 12개 플라스틱병으로 만든다. 남성과 여성용 모두 그린·화이트·네이비·라이트 블루·버건디· 블루·블랙 총 일곱 색상이며, 이는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색감이다. 염색 과정에서 물이 필요하지 않은 친환경 탄소 염색법을 차용했고, 올해 키즈 라인을 출시할 예정이다. 폴로 랄프 로렌은 2025년까지 매립지 및 바다에서 1억7000만 개의 플라스틱병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원료 | 폐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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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폐자일로 만든 생활용품, 오름

‘오름 Orumm’은 클라이머 부부가 암벽등반을 할 때 필요한 바지를 만들면서 시작한 브랜드로, 클라이밍의 순우리말이다. 부부는 아웃도어와 인도어에 모두 대응하는 실용적 의류 외에도 폐기한 클라이밍 장비를 이용해 제품을 만든다. 주로 폐자일을 활용하는데, 자일은 클라이밍 로프로 추락의 충격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한 굵은 줄이다. 험준한 바위산에서 몸을 매달고 버틸 수 있도록 신축성과 내구성이 뛰어나다. 자일은 안전과 직접 관련이 있으므로 수명이 다했을 땐 지체없이 폐기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사용하는 경우, 2년이면 새 자일로 바꿔야 한다. 오름에서는 이렇게 폐기된 자일을 세탁하고 심을 제거해 봉제하거나 접착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만든다. 도어 매트, 화분 슬리브, 테이블 매트, 티 코스터 등 인테리어 소품은 물론 가방, 벨트, 앞치마 같은 패션 소품으로도 재탄생한다. 앞치마는 어린이용도 있다.
원료 | 폐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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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버려진 파편을 모아, 나이키 스니커즈 스페이스 히피

나이키는 일찍이 스포츠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기후 및 환경 문제를 꼽았다. 이에 버려지는 것을 재활용하고 제조 공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을 들인다. 이번에 출시한 스니커즈 ‘스페이스 히피 Space Hippie’ 컬렉션은 나이키 티셔츠와 신발로 만들었다. 제품을 만들 때 생기는 폐자재를 나이키 디자이너들은 스페이스 정크라 부르는데, 고급 재료 대신 이 자투리 자재를 모아 신발을 탄생시킨 것. 플라이니트 원사에는 재활용 플라스틱병·티셔츠·원사 스트랩 등 나이키 커팅 룸 바닥에 떨어진 재료로 만든 재생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했으며, 쿠셔닝은 나이키 그라인드 고무와 제품을 만들고 남은 조각을 결합했다. 따라서 스니커즈에 여러 질감과 형태, 색상이 혼합된 것을 볼 수 있다. 나이키는 이번 컬렉션에서 소재뿐 아니라 제조와 포장까지 모든 면에서 탄소 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자원의 순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원료 | 제조 폐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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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버려진 그물 타고 달리기, 부레오 스케이트보드

칠레와 미국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 ‘부레오 Bureo’는 어부들이 쓰다 버린 플라스틱 그물로 스케이트보드를 만든다. 서핑과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던 창립자 3명은 전문가와 함께 바닷속 플라스틱 오염 물질을 조사했다. 해양 쓰레기의 약 10%가 폐그물로 알려졌다. 어부로부터 폐그물을 수집하기 위해 부레오는 칠레에서 바닷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재활용 프로그램 ‘넷 포지티바 Net Positiva’를 개발했다. 모은 그물은 잘게 조각낸 뒤 물고기 모양 강철 틀에 넣고 스케이트보드 몸체를 만든다. 여기에 식물성 오일과 재활용 플라스틱을 녹여 만든 친환경 바퀴를 조립해 완성한다. 부레오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재생하기 쉬운 폐그물을 이용해 스케이트보드 외에 선글라스와 장난감을 만들기도 한다. 또 지역사회와 협업해 해안 정화 작업에도 힘쓴다. 이렇듯 부레오는 해양오염으로 몸살을 앓는 바다에 작은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원료 | 폐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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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플라스틱 장난감 다시 쓰기, 에코버디 아동 가구

아이는 늘 새 장난감을 원한다. 벨기에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 VYDC(Vanbriel Yuan Design Company)는 플라스틱 장난감을 재료로 하는 어린이 가구 브랜드 에코버디 Ecobirdy를 론칭했다. 에코버디에서는 장난감의 생애주기와 플라스틱 폐기물의 관련성 및 재활용 과정을 동화책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친절하게 알려준다. 지속 가능한 환경 이슈를 공유하고, 아이들이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스스로 기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배터리나 직물 부분을 손으로 일일이 제거한 다음 분류를 거쳐 이탈리아 생산 공장으로 보낸 장난감은 각각 ‘찰리’, ‘루이사’, ‘키위’, ‘라이노’라는 이름으로 의자, 테이블, 수납 상자와 램프로 태어난다. 제조 공정은 장난감을 기증한 아이에게 이 순환 소식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이 장난감 재활용 플라스틱은 ‘에코틸렌’이라는 고유한 소재명도 취득했다.
원료 | 플라스틱 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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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5
  • Editor. 조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