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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드저널, 어떻게 읽으셨나요?

Online Bookclub with 'The Magazine Club'

  • 2020.09.22
  • Editor. 조서형

‘사이의 세대’를 읽고 볼드저널 독자와 에디터가 모여 나눈 세대 이야기.

볼드저널은 종이잡지클럽 ‘이달의 잡지’로 선정되어 8월 한달 간 온라인 멤버십을 함께 진행했다. 아래는 17호 ‘사이의 세대’를 읽고 ‘우리 세대는 다 똑같아?’란 주제로 독자와 에디터 그리고 종이잡지클럽 운영진의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다양한 세대와 함께 사는 기쁨과 슬픔


또래보다 일을 일찍 시작했어요. 거의 선배들과 일을 해오면서 속상하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그것을 꼰대 또는 부조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지금 환경에 익숙해 잘못된 것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덕분에 많은 걸 배워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팀장으로 일하는 지금, 후배들이 동갑이거나 크게 나이 차이가 나지 않아요. 같은 세대니까 서로 이해하고 재밌게 일할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선배들이랑 일할 보다 업무 스트레스가 커요. 지나온 길이 너무 달라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혹시 제가 바로 그 '젊은 꼰대'일까요? 팀을 꾸리는 것에 고민이 커서 생각이 많은 요즘이에요.

저는 베이비 부머와 Z세대와 함께 살고 또 일하고 있는 낀 세대에요. 세대 특징이 뚜렷한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양쪽의 특징을 살펴보고 경험하고 있어요. 둘 사이의 입장을 조율하는 상황은 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요. 하지만 쓰인 에너지만큼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과 변화하는 모습은 많은 배울 점을 남깁니다. 여러 세대가 겹쳐지며 사는 건, 다른 생명체와 달리 인간이 겪는 숙명이기에 괴로워하기보다는 그 다름을 즐기고 받아들이며 인생을 살아보려 해요.

우리 회사는 연령이 높은 편이에요. 제일 어린 직원이 35세쯤이니까요. 고루한 마인드가 불만이기도 했지만 큰 기대 안 하고 어느 정도 맞춰가며 8년째 다니고 있어요. 코로나로 본사에서 재택근무 지시가 내려왔지만, 저희 팀장님은 일언반구 없으시더라고요. 재택 근무하면 놀기만 할 거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읽고선 조금 서운했어요. 무급휴직, 연봉동결, 복지가 끊길 때도 군말 없이 동의했는데, 직원의 안전에 너무 신경 쓰지 않는 게 아닌가 해서요. 그래도 또래랑 일하지 않는 게 속이 편해서 좋아요. 저는 30대의 젊은 꼰대거든요. '우리는 밤새고 일을 해내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썼는데, 쟤들은 자기가 잘하는 줄 알고 고민도, 노력도 하지 않는 구나.' 생각할 것 같아요.

일에 대한 마음가짐


제 꿈은 월급 루팡이에요. 돈 주는 만큼, 이왕이면 그보다 적게 일하고 싶어요. 마음 맞는 동료가 있고, 팀장이 날 별로 건들지 않는다면 운이 좋은 거죠. 회사는 그저 돈을 버는 곳일 뿐 즐거움과 삶은 밖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가족이에요. 결혼하고 자녀가 있는 친구가 일에만 너무 열중하면 정신 차리라고 충고하기도 해요.

다른 세대의 동료들과 일을 하다 보면 나도 누군가의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한 걸음 한 걸음 찍히는 과정을 일일이 문제 삼기보다 걸음이 향하는 방향이 맞는지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돌을 쌓는 일에 비유하자면 이제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진 벽돌을 빠르고 정확하게 쌓는 것이 더는 중요하지 않은 시대에요. 여러 가지 모양을 한 돌을 각자의 특징을 살려 다른 누구와도 다른 형상으로 만드는 것으로 인정받는 시대니까요. 경쟁력 있는 결과물을 위해 회사에서도 다양함이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족의 의미


제대로 된 가족이라면 서로를 자유롭게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제 문제가 커서 가족의 의미가 희미했어요. 결혼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가족에 대한 유대감이 커졌어요. 가정에서 느끼는 안정, 행복, 위안이 갈수록 크게 다가와요. 직장에서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가족의 안부 문자에 슬며시 웃게 된다든지,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면 마주치는 얼굴을 보자마자 마음이 풀린다든지. 그럴 때면 가족이 정말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족에 대한 생각은 정말 다른 것 같아요. 개인차도 크고. 우리 가족은 사촌들까지 자주 모이고, 연락도 많이 하고, 단톡방도 활성화되어 있어요. 사이가 좋아 보인다며 주변 사람들은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저는 좀 부담스러울 때도 있어요. 가까운 타인 정도로 관여하고 싶은데 우리 가족은 서로를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함께 있으면 내가 잘못되었나 싶을 정도예요. 이런 저도 이해해주고 인정해 줄 수 있어야 좋은 가족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세대의 사람이 서로 잘 지내기 위해 필요한 것


세대를 굳이 나누지 않고 하나의 개인으로 봐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받아들이고 소통하고자 하는 자세. 모두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영역이 아무래도 있을 테니, '기필코 이해하겠다'는 태도는 오히려 벽을 높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전에 의지만 갖추고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에는 이해라고 생각했으나 모든 세대,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다 이해하기에는 벅차고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기도 하고 그들이 하는 행동들을 지켜보기도 하고 생각해보기도 하며 무조건 이해나 거부하기보단 '저럴 수도 있겠다'라는 어느 정도의 존중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볼드저널 17호, 어땠나요?


특히 손주들을 위한 그림을 수록한 부분이 좋았어요. 손주들을 향한 태양 같은 따뜻하고 진솔한 사랑이 묻어있어 뭉클해졌답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은 구절은 "사람도 아름다울까?"

서론의 '만든 이들의 이야기'를 가장 진심으로 읽었어요. 글마다 많은 울림을 받아서 한 분한 분 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을 만큼.

'아빠'를 위한 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가끔 초대받지 못한 외부인이 된 기분이 들었어요ㅠㅠ 부록으로 받은스티커에도 다 수염이 나 있고......

에세이의 필자 소개가 에세이 후에 나오는 편집 방식이 좋습니다. 보통 글을 읽을 때 필자의 이력을 바탕으로 글을 판단하게 되는데, 필자에 대한 선입견 없이 글로만 만나니 신선합니다.

화보가 좋았어요. 제가 공유하지 못하는 세대의 추억이지만 :)


종이잡지클럽 온라인 멤버십은 읽는 행위가 순간의 기쁨으로 그치지 않도록 읽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거기서 뻗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질문을 고민하게 한다. 읽는 경험과 쓰는 경험 그리고 함께 의견을 나누는 경험까지 이어나가고 있다. 종이잡지클럽이 선정한 ‘이달의 잡지’를 배송받은 다음 운영진의 읽어볼 만한 기사 가이드와 직접 작성한 칼럼, 그리고 질문이 담긴 발제문을 뉴스레터로 제공받는다.

  • 2020.09.22
  • Editor. 조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