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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일 / 루트임팩트 매니저 / 35세

미혼 시절에 유부남 선배들이 “결혼하면 끝이야”, “야, 너는 결혼하지 마라” 같은 말을 웃으면서 툭툭 내뱉는 걸 많이 들었어요. 10명이 모이면 그중에 여덟아홉은 저렇게 말하기 때문에 결혼 생활에 만족하는 한두 명의 소수는 목소리를 잘 못 내요. 저는 저런 말이 허세라고 생각했어요.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할 때 꿀 빤 이야기는 거의 안하고 꼭 고생한 이야기만 경쟁적으로 하거든요? 그거랑 비슷해요. 결혼 생활에 만족하는 점이 있어도 ‘내가 이만큼 힘들다’라고 주장하고 싶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고 생각해요.

남들이 겉핥기식으로 ‘해라, 하지 마라’ 단정하는 말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걸 이미 진로 결정할 때 느꼈어요. 결혼에 대해서도 남들의 견해가 곧장 저에게 적용될 수 없다는 확신이 있어서 일단 제가 하고 싶은 대로 결혼 생활을 꾸려보고 그다음 진솔하게 겪은 바를 이야기하는 선배가 되자고 다짐했어요.

저는 결혼해서 좋아요. 팀플레이 하는 느낌이어서요. 혼자가 아니라 팀원이 생겼다는 느낌이 있죠. 제가 팀장이 된 느낌은 아니고요. (웃음)

일 중심, 출세 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다수인 사회이지만, 남들 앞에서 “저는 아내 사랑해요”, “아이가 너무 이뻐요”라고 말하는 남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겠다, 어떤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저와 아내가 지내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보여줄 생각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친구 중에 본인 아버지를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하는 친구가 있어요. 청소년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말해요. 제가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존경받을만한 아버지가 맞아요. 왜냐면 말과 삶이 일치하거든요. 직업이 목사이시니 평소에 얼마나 좋은 말씀을 많이 하시겠어요. 그 말들을 본인이 먼저 지키며 사는 모습을 아들 입장에서 평생 지켜본 거죠. 길을 제시하고 이끌어서 존경심이 생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말하는 대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돼요. 저도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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