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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곤 / 타코야키 트럭 운영 / 45세

집사람이랑 같이 일하는 모습을 본 손님들이 엄청나게 물어봐요. 종일 붙어 있으면 싸우지 않냐, 싸우면 어디 갈 곳도 없는데 감정이 상하면 어떻게 푸냐 질문하시죠. 배우자랑 업무를 같이 하는 걸 상상만 해도 싫다고 말씀하는 분들도 있고요. (웃음) 저희가 같이 장사한 시간이 18년이에요. 시장 장사부터 시작해서 종목을 바꿔가면서 늘 함께했어요. 안 맞으면 이렇게 못하죠. 손발이 맞아서 집사람이 없으면 허전하고 힘들어요. 물론 싸울 때도 있죠. 싸움의 이유는 뭐, 늘 제 잘못이죠. 이렇게 일하다 보면 우리끼리 감정이 조금 상했어도 손님이 오시면 웃으면서 맞이하게 된단 말이에요. 그렇게 웃는 얼굴을 하다 보면 저절로 풀어지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일 끝나고 둘이 술 한잔하면서 이야기 많이 했어요.

원래는 과일 트럭을 했어요. 그런데 작년 겨울에 과일 트럭들이 장사할 게 없었어요. 그래서 추천을 받아서 타코야키로 종목 변경을 했죠. 아내는 반대했어요. 잘될지 안될지 몰라서 겁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지금은 기다려주시는 손님이 계실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에요. 최악의 폭염이라는 올 여름 더위에도 불판 앞에서 일해야 한다는 점도 힘들지만, 무엇보다 자리 찾기가 어려워요. 몇 주 하다 보면 장사꾼끼리 눈치껏 요일별 시간대별 자리 배분이 되는데, 누가 우리 자리에 와서 장사하고 비켜주지 않으면 방법이 없어요. 매일 오늘 장사를 어디에서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이 제일 힘들죠.

저희는 아들만 셋 뒀어요. 큰애는 스물셋, 둘째는 고등학교 2학년, 막내는 중학교 1학년. 밖에서 장사하는 부모라 아이들은 방목으로 키웠어요. 미안한 점이 많아요. 제가 장사 수완이 좋았으면 집사람까지 데리고 나와서 이렇게 안 해도 될 텐데, 지금까지 계속 이러고 있는 게 미안해요. 지나고 보니 애들 어릴 때 어딜 같이 놀러 간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다행히 큰 사고 안 치고 잘 컸어요. 물론 제 아빠 닮아서 공부는 안 좋아해요. (웃음)

공부 말고도 잘 살 방법은 많기 때문에 애들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안 해요.

공부보다 중요한 건 착하게 사는 거죠.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남에게 피해 안 가게 사는 거요. 돈 많이 벌지 않아도 괜찮으니 본인들이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결혼, 출산에 대해서도 너무 의무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늘 말해요. 어쨌든 굴레를 만드는 거니까. 본인의 행복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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