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ly Counseling for Troubled Married Couples

문제적 부부를 위한 친절한 상담소

위기에 봉착한 문제적 부부를 위해 전문가가
콕콕 짚어주는 친절한 라이프 상담소.

CASE 01 — 정서적 불통
남편 K / 엔지니어 / 35세

“발령받아 부산으로 내려온 시점과 둘째 출산이 맞물린 뒤로 싸움이 잦아졌습니다. 오히려 집안일은 제가 많이 합니다. 아내가 집안일에 서툴기 때문이죠. 저는 말주변이 없지만 아내는 말을 잘하기 때문에 부부 싸움이 시작되면 논리로는 지고 맙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하면서 놔두면 좋겠지만, 아내는 그 즉시 결판을 내야 해요.감정 기복도 심하고요.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 공격적인 잔소리처럼 느껴져 무서운 선생님에게 혼나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다른 집과 비교하는 것도 이제 그만했으면 합니다.”

아내 P / 프리랜서 디자이너 / 34세

“프리랜서라 집에서 육아를 전담해요. 아이들이 잠든 뒤, 잠을 포기하고 일하다 보니 예민해졌어요. 남편은 아이에게 잘하고 집안일도 훌륭하게 해내지만 잔소리가 심해요. 사소한 부분마다 성격 차이가 심하네요. 전 대화로 풀길 원하지만, 남편은 회피하려 들거든요. “친한 가족이 이번에 여행을 갔다”는 일상 대화조차 그는 예민하게 받아들여요. 남편은 표현에 서툴고 기분이 좋지 않을 때마다 동굴에 들어가요. 가뜩이나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지로 와서 외로울 때가 잦네요.”

CASE 01 — Counseling time
멘토 | 정다원 | 가족 심리 상담사
정다원힐링심리상담센터와 네이버 카페 ‘시월드 리더십 아카데미(cafe.naver.com/strgag)’를 운영한다. 책 《소통 안 되는 시월드, 말투는 부드럽게 행동은 단호하게》, 《이혼하고 싶은 그녀들의 진짜 속마음》을 펴냈고, 카카오페이지 전자책 《오늘부터 며느라기를 파업합니다》를 출간했다.

연애할 땐 모르던 성격 차이, 왜 부부가 되면 느낄까?

결혼 후 두 사람에겐 많은 책임과 의무가 존재한다. 연애 때는 상대적으로 책임과 의무가 적다. 결혼 전, 엄마가 해준 밥 먹고 청소해주는 집에서 느끼는 편안함을 상기해보자. 혹여 독립했을지언정 집안일이 그리 힘들진 않다. 오늘 해도 되고 내일 해도 되기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결혼 후, 완벽한 부모님의 케어는 없다. 독립했던 이도 내가 어질러서 내가 치우는 건 괜찮지만, 내가 아닌 네가 어질러놓은 것까지 치워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린다. 생활 습관은 많이 다르기 마련이다. 치약을 아래부터 짜는 사람과 중간부터 짜서 쓰는 사람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한 사람은 매번 같은 실수를 지적하느라 화가 난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아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긴다. 연애 때 치약을 짜는 것 정도는 큰 문제로 여기지 않지만, 배우자가 나와 다르게 영원히 살아갈 것만 같아 두려워진다. 그래서 상대의 습관을 바꿔놓으려 한다. 잔소리는 거세지고 화는 늘어 상대를 다그친다. 화가 나는 이유는 이렇게 좋은 걸 네게 가르치는데 듣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이다. 세상에 나와 똑같은 남편과 아내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맞춰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적인 부부의 싸움법

위의 과정에서 부부는 잘 싸우면서 살아가야 한다. 3000여 쌍의 부부를 상담한 결과를 《결혼의 수학(The Mathematics of Marriage)》이란 책에 담은 부부 관계 전문가 존 가트먼 John Gottman은 “중요한 것은 대화가 아니라 태도”라 강조한다. 불행을 겪는 부부는 대체로 의도적 회피나 방어적 자세, 경멸, 냉소 같은 태도가 대화 중 많이 발견되었으며,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경멸’이었다고 그는 전한다. 대화 중 어처구니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거나, “당신이 뭘 알아?” 등과 같은 무시하는 말도 위험하다. “그래, 하지만” 같은 방어적 언어도 금물. “당신은, 너는” 처럼 상대와 타협을 거부하는 언어 대신 “우리는, 나”와 같은 단어로 부부가 같은 편이 되어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의 감정이 극에 달하면 대화를 멈춰야 한다. 잠시 쉬면서 감정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객관적 이야기가 가능하다. 입을 다무는 게 아니라, 싸움의 원인과 과정을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부부 싸움은 감정 싸움으로 번지기 전에 푸는 것이 좋다. 기간은 대략 2일 전후로 그 시기가 지나면 ‘왜’ 싸웠는지는 중요하지 않게 되고 상한 기분만 남는다. 욕설, 폭력, 협박, 상대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표현, 쉽게 이혼을 언급하는 일은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세 번 반복되는 건 쉽다. 싸움은 15분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짧고 임팩트 있게! 부부간에 지켜야 할 선은 최선을 다해 넘지 말자.

싸운 뒤, 마음을 다지는 화해

싸움의 종착지는 화해로, 상대의 마음을 보듬는 마무리가 중요하다. 화해의 대화는 비난이 아니다.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가 아니라 “나는 이러한 마음이 들었어”라며 내 마음을 말해주고, 상대의 의견에 대해 “그럴 수 있다”며 받아들이는 것이다. 불편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섣부른 화해, 문제 상황을 덮기 위한 화해는 결코 진정한 화해라 할 수 없다. 문제 해결 여부를 떠나 상대방에게 나도 모르게 감정적으로 대한 것, 상대의 마음에 상처 준 것에 대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도 함께 해야 한다. 부부 싸움은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기 때문에 작은 상처가 쌓이면 조금만 스쳐도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이 된다. 부부가 서로 싸우는 이유는 너만은 나를 무조건 이해해주어야 한다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먼저 이해하는 마음 문을 활짝 열면 어떨까? 가정은 평생 관리하는 것이고, 그런 마음도 평생 관리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CASE 02 — 시댁과의 전쟁
남편 J / 은행 재무팀 / 40세

“아내가 종종 어머니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지만 이해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가끔은 달래고 또 못 들은 척하고 지내죠. 어머니도 제게 아내에 대한 불만을 말씀하시니 중간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가 많아요. 어머니가 육아를 돕지 못하시는 건 불편해진 다리 때문이라, 우리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내가 어머니께 화를 내는 순간이 사진처럼 머릿속에 남아 솔직히 좀 답답하네요. 아내에게 심리 상담을 권유하고 싶어요.”

아내 S / 편집 에디터 / 39세

“시어머니께서 육아를 도와주신다고 해, 시댁 근처로 신혼집을 구했지만 출산 후 어머니께서 공동육아를 거절하셨어요. 결국 복직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죠. 하다못해 국 한 그릇도 남편만 떠주시고, 아침 메뉴를 묻는 등 사사건건 아들만 위하는 모습이 어이없고 속상했어요. 시어머니께서 원하시는 전화 횟수도 버겁네요. 꾹꾹 참다가 결국 시어머니께 화를 내고 펑펑 울었습니다. 관계가 서먹서먹해졌지요. 남편에 대한 믿음은 벌써 사라졌고요. 남편은 상담을 받아보라는데 마음이 불편하네요.”

CASE 02 — Counseling time

심리 검사와 상담으로 부부 마음 확인하는 법

인간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이해가 되지 않아서’다. 나는 괜찮은 일이 너는 괜찮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해 안 되는 일이 반복되면 고통스럽기 마련이다. 컵을 사용하고 꼭 제자리에 놓아야 하는 성향과 아무 때나 치우면 되는 성향이 결혼해 살아 갈 때,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다름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뿐이다. 부부 심리 검사는 객관적 분석을 통해 먼저 자신을 알고 상대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상담은 그런 두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쉽게 꺼내지 못한 가슴 깊은 내면을 함께 들여다보고, 위로를 얻고 치유할 수 있다. 심리 상담소의 문턱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양가에서 벗어나 부부가 가야 할 길

부부가 된다는 것은 각자 큰 배를 타다가 하선해 작은 배에 함께 승선하는 것과 같다. 큰 배는 각자의 본가다. 작은 배는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힘을 모아 튼튼하고 안전하게 만들고, 항로를 결정해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야 하는 신혼부부다. 그러나 작은 배는 아직 힘이 없다. 큰 배의 곁에 머물면 그 너울에 흔들리게 마련이다. 이럴 때 작은 배가 살길은 스스로 자립해 튼튼해질 때까지 큰 배 곁에 머물지 않는 것. 새롭게 탄생한 가정은 두 사람의 기준으로 살아가야 한다. 여전히 큰 배의 기준으로 작은 배를 항해하려 한다면 부부는 서로를 신뢰하기 어렵다.

시월드와 처월드, 현명한 외교법

가정의 중심에 부부의 의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시월드와 처월드는 부부가 아니면 평생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이기에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혼하자마자 그 집안의 문화와 풍습을 배우고, 집안일하는 사람으로 아내를 취급하는 문화가 대한민국에는 아직 짙게 남아 있다. 사례자인 남편은 처가에 가면 손님 대접을 받지만 아내는 시가에 가면 대체로 일꾼 취급을 받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현대 여성이 반기를 들어도 시어머니 세대는 그런 며느리가 이해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받아들이는 데 세대를 아우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남편은 어머니 세대가 아니지 않은가? 그 속에서 고통받는 아내를 비난할 게 아니라, 아내 편이 되어 시부모님을 설득시키고 함께 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 사례자의 남편은 고부 갈등의 해소 의지가 크지 않아 보인다. 어머니가 아프신 것과는 별개로 아내가 서운해하는 상황에 귀를 닫아서는 안 된다.
아내가 남편에게 남편 집을 비난하게 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세상은 달라졌는데, “너희 집은 왜 그러냐”는 말로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다. 아직 변화하지 않은 문화와 현실에 거칠게 대들지 않고, 같이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남편이 시댁과의 관계에서 시댁 편만 든다며 무조건 비난할 게 아니라 아내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도록 마음을 부드럽게 전달하며 가까이하고, 시댁에서 독립하도록 남편을 지지해 그를 어른으로 대접해주어야 한다. 시댁에서 간섭하는 경우는 대부분 아들과 며느리를 믿는 마음이 적고, 결혼한 아들을 마냥 어리게 보기 때문이다. 부부가 서로를 어른으로 대해야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다.

CASE 03 — 육아의 고충
남편 J / 항공사 엔지니어 / 35세

“첫째가 태어나고 이듬해 해외 주재를 발령받아 2년간 떨어져 살았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육아에 동참하려 하지만 아이들이 저를 낯설어해요.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집안일이 서툰데 아내가 자꾸 집안일에 조건을 거는 것도 불만입니다. 이를테면 동창 모임에 나갈 땐 몇 가지 집안일 미션을 수행해야 하고, 아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화를 내죠. 늘 굳은 아내의 얼굴을 보는 것도 답답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아내에게 ‘자유 부인의 날’을 주지만 마땅치 않은가 봅니다.”

아내 P / 주부 / 34세

“독박 육아로 지쳤어요. 떨어져 산 시간이 있어서인지, 아이들이 아빠에게 가지 않아서 육아 부담이 가중되네요. 집안일과 육아를 당연하게 여자 몫으로 생각하는 남편이 서운합니다. 집안일을 도와줘도 대충 건성으로 하니까 손이 두 번 가요. 자꾸 엄마한테는 비밀이라며 장난감과 과자를 사주는 남편도 이해가 안 됩니다. 싸우고 나면 아이들이 불안해서 더 답답해요.”

CASE 03 — Counseling time
멘토 | 이주은 | 부부·가족 상담사
EBS 〈달라졌어요〉 프로그램 책임 전문가로 7년간 출연했다. 현재 이주은부부상담(www.yesmind.net) 본점 및 강남점 대표원장으로서 각종 언론 및 방송에서 부부·가족 상담사로 활동한다. 저서로는 <<나는 다른 사람과 살고 싶다>> 등이 있다.

육아 전우가 되려면

아이는 투명하다. 아이들에게 투자한 정서가 있어야 아이도 다가간다. 사례자인 남편은 이중 마음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당사자에게 오지 않아 섭섭함과 동시에 수월하고 편한 것, 집안일이 서툴다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가부장적 태도를 보이는데, 이는 중년 부부 사이에서나 통용되는 이야기다. 여기서 사례자인 아내는 남편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라, 그가 가사와 육아에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집안일에 남편도 운영자라는 지분이 있어야 한다. 정확히 일거리를 나눠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선택하게끔 하되, 결과에 대해 ‘나쁘다’, ‘잘했다’, ‘틀렸다’로 귀결시키지 말아야 한다. 육아를 어려워하는 배우자에게 공놀이를 하거나 자전거 타기, 장난감 갖고 목욕하기 등 아이와 재미있게 노는 교감법에 대해 일러주어 아이와 아빠가 친밀해지도록 인도해주면 어떨까? 점차 대화가 풀리면 양육관을 일치시키는 대화를 나누면 된다. 부부 갈등에서 오는 힘겨루기 속에서 소중한 우리 아이가 다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친 부부 마음 달래기

육아와 가사 문제는 표면적 갈등일 뿐이다. 가정에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남편은 굉장히 고독하다. 이러한 부부들이 남편은 남편대로 경제적 측면을, 부인은 부인대로 가정사에 자신이 희생하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니 표정이 좋을 리 없다. 부부는 상대의 행복하지 않은 얼굴이 마음 아프다. 그러니 입꼬리부터 부드럽게 올리며 말해보자. “힘들었지?”, “늘 당신이 힘든 걸 내가 알고 있고, 내가 도와줄게” 등 서로를 인정하는 화법으로 다가가길 권한다.

행복으로 향하는 부부 대화의 원칙

행복하게 함께 오래 사는 방법, 이것이 바로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대화법이다. 단순한 말이 아닌 마음을 주고받는 대화는 따로 있다. 첫 번째는 ‘표현하기’다. 상대에게 느끼는 감정은 그때그때 표현하는 것이 좋다. 표현하지 않으면 서로 다른 생각이 난무하고, 그로 인해 상황을 추측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은 표현하되 상대를 비난하거나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상황을 그대로 전해야 한다. 두 번째는 ‘공감하기’다. 내 감정을 표현할 때는 항상 ‘나’로 시작해야 한다. ‘너’로 시작하는 화법은 상대를 비난하는 뜻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상대 역시 공감보다는 방어적일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위로하기’다. 대화의 시작은 서로의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부터다. 부부는 사랑하는 상대에게 마음을 위로받는 것만으로 관계가 돈독해진다. 서로 할퀴고 싸우는 행동은 어쩌면 상대 배우자로부터 나를 봐달라는 외침일지도 모른다. ‘칭찬하기’와 ‘존댓말’은 배우자를 부드럽게 녹이는 치트키나 다름없다. 이 모든 것의 기본자세는 상대를 존중할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에 달렸다. 사람 마음은 참으로 오묘하고 복잡하다. “나는 저 사람과 대화가 안 돼” 이 말은 저 사람과 진짜 대화가 안 되는 건지, 내 마음이 꼬인 건지 먼저 분간해야 한다.

CASE 04 — 중독의 깊이
남편 K / 사업가 / 32세

“아마추어 대회를 연습하다가 결국 눈썹 위가 찢겨 봉합을 했고,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나갔다가 넘어져서 인대를 다친 적이 있으니 자꾸 무리한 운동을 하는 아내에게 화가 나는 거예요. 물론 운동 좋죠. 나쁜 취미가 아녜요. 단지 운동하러 가는 시간을 줄여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대화도 하고, 산책을 가고 싶을 뿐이에요. 캠핑의 경우, 그녀를 이해해보려고 마지못해 동참하는 거예요.”

아내 J / 브랜드 마케터 / 32세

“취미는 삶에 활력을 준다고 믿어요. 가족과 주말에는 캠핑을 즐겨요. 운동은 좋아해서 틈틈이 시간을 쪼개 요즘 유행하는 주짓수로 몸을 다지고, 출퇴근할 때는 30분 거리를 자전거로 오가요. 1년에 한 번씩은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참가하고요. 단지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거예요. 건강을 챙기는 거죠. 운동에 관심 없는 남편이 답답해요. 40대, 50대에 쓸 체력을 30대에 비축해놔야 할 텐데, 걱정이 되네요. 함께 운동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CASE 04 — Counseling time

과한 몰입은 부부로서의 직무유기

중독인 자는 자신이 중독된지 모른다. 컴퓨터 게임, 도박, 불륜 등 정도가 심각한 중독뿐 아니라 사례자의 경우도 긍정적 중독의 한 예다. 사례자인 아내는 중독의 여부보다 배우자의 상한 마음을 돌볼 마음이 없다는 게 문제다. 나를 합리화해서 ‘이 좋은 것을 네가 하지 않는다. 내가 맞다’는 주장을 펼친다. 명분이 있어 보이지만 명백한 오류다. 한 사람이 취미에 몰입하는 동안 다른 배우자는 그 시간에 가정을 돌봤을 것이다. 싱글이었다면 문제 될 일이 없지만, 기혼자로서는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일순위가 가족이 아닌 취미인 것으로 보아 아직도 미혼자의 삶을 꾸리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취미 활동 중에 다쳤다는 것은 배우자에게 불안을 야기하는 일이다. 함께 가정을 꾸리는 상대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서 다친다는 것. 남편에게 이는 위기적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을 뜻한다. 남편은 이러한 상황이 불편하지만, 아내는 지금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도 남편이 알아야 한다. 과한 몰입 문제가 반복된다면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배우자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압박만 줄 게 아니라 배우자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의논할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부부 사이에서 통용되는 마법의 말

부부 관계에서 “당신 덕분에”란 단어는 관계를 따뜻하게 만드는 마법의 주문과 같다. “당신 덕분에 운동 잘 하고 왔어. 고마워!”, “당신 덕분에 승진 시험을 공부할 수 있었어”, “당신이 아이를 봐준 덕분에 친구들과 재미나게 놀고 왔어” 등 상대의 이해와 노력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다. 건성이 아니라 영혼을 듬뿍 담아 전해주는 것을 잊지 말자.

부부만의 시간 만들기

“부부 생활은 길고 긴 대화와 같은 것이다. 결혼 생활에서는 다른 모든 것을 변화시켜가지만 함께 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대화에 속하는 것이다.” 니체의 말이다.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 오히려 외로움은 줄어든다. 친구나 다른 사람을 자주 만나거나 취미에 몰두하는 것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외로움을 치유하기 위해서인데, 사실 그 외로움을 가장 먼저 치유하는 곳이 사랑으로 뭉친 가족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배우자와 대화가 필요한 사례자는 본인이 원하는 걸 ‘I Want To’ 화법으로 말해야 한다. “나는 하루 20분에서 30분 정도 눈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 일주일에 세 번, 최소 20분에서 1시간을 부부 시간으로 정해 대화를 나누면 마음이 헛헛하지 않을 것 같다”고 확실하게 말한다. 이때 잘못을 지적하면 불필요한 싸움으로 번지는 오류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주제는 아이와 양가가 아니라 우리 이야기여야 한다는 것. 처음에는 대홧거리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럴 땐 연애할 때 일, 당신이 더 좋게 느낀 이야기, 고마웠던 순간을 되짚어보길 추천한다. 남편은 발 마사지를 해주거나 안마를 해주어도 좋다. 손만 잡고 있는 시간도 뜻깊다. 가장 가까운 사이인 부부는 갈등이 깊을수록 제대로 된 대화를 하기 어렵다. 대화를 시작하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침묵은 관계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과정, 이것이 바로 우리의 결혼 생활이다.

CASE 05 — 섹스리스의 관계
남편 L / 회사원 / 38세

“아이를 임신한 뒤 부부 관계가 띄엄띄엄하더니 이제는 그나마도 끊겼습니다. 초반엔 매달리듯 부탁했지만 이젠 자존심이 상해 섹스리스로 지냅니다. 아내는 피곤하대요. 이해가 가다가도 부부로서 직무유기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혼하고 싶은데, 첫째가 있으니 어찌해야 할지 이대로 사는 게 맞는 건지 회의감마저 듭니다. 주변에선 점차 아내와 친구로 지내게 된다고들 하던데, 전 동의하기 싫어요. 그러니까 평소 그냥 넘어갈 일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네요.”

아내 C / 회사원 / 34세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돌보면 쉴 틈이 없어요. 매일 기진맥진이거든요. 남편은 둘째를 가지고 싶어 하지만, 도저히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습니다. 퇴사를 한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최근 남편의 짜증이 감당 안 돼요. 남편이 이혼을 언급해 홧김에 서류에 도장을 찍은 적이 있는데요,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부는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순간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어 어영부영 집으로 돌아왔죠. 저만 이런 건가요? 부부 관계를 시도하려 했지만 내키질 않는걸요.”

CASE 05 — Counseling time
멘토 | 이충민 | 푸른아우성 교육팀장
구성애 대표의 사단법인 푸른아우성 교육팀장. 아우성 미디어 채널을 총괄하며 성교육 강의와 성 담당 업무를 진행한다. 우선순위성교육 블로그(blog.naver.com/cream3891)를 운영하며 성을 친절히 설명하는 웹툰 《시크릿가족》을 집필했다.

섹스리스의 정의

통상적으로 1년간 월 1회 이하의 성관계를 할 때 섹스리스로 구분하지만, 분명한 개념은 횟수와 행위의 문제가 아니다. 부부가 성관계를 통해 일치감을 느끼지 못하고 정서적 교감이 끊겨 결핍과 상실감을 느끼는 상태. 심리적 이유 혹은 호르몬이나 생식능력의 변화로 성관계를 기피하며, 이것이 익숙해진 부부를 섹스리스로 본다. ‘강동우성의학 연구소’가 1090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36.1%가 섹스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부부 10쌍 중 4쌍이 섹스리스라는 뜻이다. 전 세계 평균 20%와 비교하면 일본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수치다. 나이가 들수록 섹스리스의 분포도(11~20년 차 30.7%, 21~30년 차 37.2%, 31년 차 이상 53.9%)가 높아지지만, 최근 ‘푸른아우성 2019 부부 성상담 리서치’를 보면 결혼 3년 차 신혼부부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부부의 섹스는 단순히 쾌락을 넘어 부부 생활의 본질적인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성관계가 줄어들면 부부가 나누는 정서적 교감이 줄어들고 애정 결핍을 넘어, 서로를 향한 불신이 원인이 되어 결혼 생활을 무너뜨리는 최악의 상황을 빚는다. “섹스를 안 해도 서로 너무 잘 맞아요”라고 말하는 부부도 있다. 섹스리스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아 나중에 관계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방치하고, 그것이 병들었음에도 해결할 의지 없이 결혼 생활을 마감하는 경우다. 농담처럼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니야”, “부부끼리 하면 재미없는 놀이”가 현실이 되어 결국 섹스리스에서 러브리스까지 연결되는 비극을 초래할 뿐이다. 섹스리스를 해결하기 위해선 부부가 이를 문제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섹스리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섹스리스의 원인은 다양하다. 성관계 중 생긴 트라우마, 성적 불만족으로 생긴 스트레스, 발기부전이나 조루, 출산 등 신체 변화와 연결된 자존감 문제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가장 먼저 정서적 연결과 소통이 우선되어야 한다. 부부 사이의 원인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데,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이 정서적 연결 속에서 가능하다. 함께 차를 마시거나 드라이브를 해도 좋다.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며 부부끼리 둘만의 시간을 자주 보내는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은 어색함 없이 서로 마주하는 것. 관계가 개선되는 시점에서 서두를 필요는 전혀 없다. 몸의 대화는 가장 나중이다.

남편의 우선순위 태도

남자는 배우자의 마음이 열려야 몸이 열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몸을 사용하는 것이 더 익숙한 남성이 양쪽 몸이 준비되어 있는지 꼭 살펴야 한다. 여성의 배란일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섹스가 힘든 몸일 때는 절대로 강행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필요하다면 충분히 기다려야 하고, 가벼운 스킨십을 하는 것부터 시도해보자. 관계를 시작할 때는 몸으로 상대를 한 번에 만족시킨다는 생각은 금물. 서로 원하는 체위와 부위를 적극적으로 말하고 소통하는 것으로 경험을 쌓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좋아하는 옷, 감촉, 향수, 섹스토이, 장소의 변화 등 부부의 상의 아래 원하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남자는 귀두나 사정에서 느끼는 쾌감을 50%로 내려놓고, 나머지 50% 는 과정에서 찾으려는 노력을 동시에 해야 한다.
조루 증상이나 발기부전 같은 것이 발생해도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둘이 손잡고 돌파해야 하는 숙제로 여겨야 한다. 체위를 변경하거나 애무나 전신 마사지 또는 구강 성교 같은 유사한 놀이로 전환해도 좋다. 성관계의 전형을 깨뜨리고 부부만의 과정을 새롭게 정의해 고조기와 흥분기, 그리고 안정기를 만들어가면 된다. 섹스 후 서로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은 가장 좋은 표현법이고, “고마워, 괜찮아, 여전히 좋아요”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현명한 부부의 자세다. 성관계는 남편과 아내가 함께 만족하는 과정임을 잊지 말자. 결국 결핍은 배우자가 채워주는 것이다.

CASE 06 — 외도 문제
남편 A / 프로그래머 / 37세

“결혼 초기 아내의 외도를 목도한 후 정신적 충격이 오래갑니다. 아이를 생각해서 용서했지만, 그 뒤로 아내가 회식을 하거나 술자리가 길어지면 온갖 생각이 다 드네요. 초조해하는 저 자신이 싫어요. 싸울 때 서로를 찌르던 말들이 계속 떠올라 괴롭습니다. 외도 후 몇 년이 지나 이혼을 하는 상황이 맞는 건지도 두려워요. 이럴 경우 유책이 그녀에게 있는지부터 재산 분할이나 양육비 등 이혼 절차가 궁금합니다.”

아내 K / 제약 회사 영업직 / 32세

“결혼 초기, 전에 사귀던 사람과 연락이 잦아지면서 한순간 실수를 한 적이 있어요. 그걸 남편에게 걸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잘 살아보기로 합의한 상태입니다. 마음도 단단하게 고쳐먹고 깔끔하게 정리했지만 남편이 믿어주질 않아요. 휴대폰 검사도 수시로 하고, 카드 내역도 살펴보는 모양입니다. 의처증이에요. 답답하게 숨이 조여 이혼을 생각 중입니다.”

CASE 06 — Counseling time
멘토 | 최유나 | 이혼 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태성의 이혼 전문 변호사이자, 17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이혼 인스타툰 ‘메리지레드(instagram. com/coeyunabyeonhosa)’를 그리는 웹툰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최근 ‘메리지레드’에 에세이를 엮은 단행본 《우리 이만 헤어져요》를 출간했다.

위자료의 진실

외도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상대방(외도 당사자)이 이혼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법적 이혼 사유가 있기 때문에 이혼은 성립한다. 다만 이는 이혼 및 위자료 사유에 해당할 뿐이지 외도가 있었기 때문에 양육권을 박탈당하거나 전 재산을 몰수하는 등의 절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이가 이 지점에서 혼동하는데, 유책성은 양육권이나 재산 분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위자료는 외도 기간, 태양에 따라 1000만~3000만 원으로 책정된다.

이혼을 결정했다면 알아야 할 재산 분할과 양육비, 면접교섭권

재산 분할은 각 사건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혼인 기간이다. 10년 이상 되었다면 서로의 생활 방식이나 소비 내역, 맞벌이 유무와 크게 상관없이 공동재산으로 간주하고 재산 분할이 반에 가깝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혼인 기간이 5년 이하로 짧고 재산 대부분을 상대방의 부모가 마련해준 경우, 이는 혼인 기간 중 공동으로 이룩한 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재산 분할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한쪽에서 육아를 전담하고, 다른 한쪽이 짧은 시간 안에 꽤 많은 재산을 축적했다면 재산 분할 금액이 많아지기도 한다.
양육비는 ‘양육비 산정 기준표’에 아이의 나이와 서로의 수입을 넣어 계산해 나오는 값이 법에서 정하는 양육비와 비슷하다. 한 아이당 들어가는 양육비가 200만 원일 경우, 양쪽의 수입이 각각 200만 원이라면 1:1의 비율로 100만 원씩 부담하는 셈인데, 만약 한쪽이 전업주부라고 한다면 외벌이를 하는 쪽에서 부담하는 양육비가 더 커진다. 이는 수입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양육비 산정 기준표는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다.
법원에서는 비양육권자의 면접교섭을 보통 월 2회 1박 2일로 정하고 있다. 또 명절에는 보통 1박 2일, 아이 방학 때는 3박 4일 또는 일주일 정도를 정해준다. 이는 당사자들끼리의 분쟁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지침이다. 당사자들끼리 감정은 좋지 않더라도 아이의 부모로서 서로 존중하는 관계라면 매주 면접교섭하는 사람도 있고, 월·화·수·목은 여자가, 금·토·일은 남자가 데리고 있는 등 사실상 공동양육을 하는 경우도 있다. 법원에서는 당사자들이 이런 협의를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슬기로운 이혼에 대해

부부 위기의 끝자락에는 이혼이 존재한다. 이는 부정 단어가 아니다. 서로 더 잘 살기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테니까 또 다른 시작점이라 볼 수 있다. 배우자의 외도로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마음먹고 변호사를 찾는 많은 사람의 대부분은 사례자와 경우가 대동소이하다. 용서는 사과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 아니다. 용서를 구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이 풀리고 의심을 최소화하기 위한 나의 모든 노력을 의미한다. 진정한 용서를 구한 사람은 더 탄탄한 부부 관계로 성장하는 경우도 꽤 보았다. 다만 많은 사람이 그 과정을 힘들어한다. 사람이니까 당연하다. 상대방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데 표현이나 방법이 서툰 것이라면 기다려주되, 외도에 당당하거나 오히려 피해를 당한 사람이 용서하지 않는 것을 가해행위로 치부하는 경우라면 벗어나길 바란다. 폭행 또는 외도의 피해자 본인이 더 죄책감을 갖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그럴 경우 정말 마음이 아프다.
이혼이 아이에게 차선책이더라도 나의 인생을 위해 최선의 선택으로 이혼을 결정했다면, 과정까지 잘 살펴야 한다. 이혼 과정에서 자녀에게 서로를 험담하거나 아빠 또는 엄마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충성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건 아닌지 말이다.
이혼으로 찾아온 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은 “저 같은 사람이 많은가요?”다. 아무래도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는 경향이 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무리 힘든 일을 당했다 할지라도 일단은 이혼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두려움을 갖는다. 그래서 혹시 나의 선택이 섣부르지는 않은지, 이 정도면 이혼을 해도 스스로에게 떳떳한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세상에 이런 일을 겪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내 고통에서 스스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은 멋진 일이니 충분히 노력했다면 죄책감을 갖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