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Interior Designing Father

한 달에 한 번, 집 고치는 아빠

한 달 용돈을 아껴 모은 5만 원으로 가족을 위해 집을 고치는
‘회사원 아빠’ 김희원이 말하는 돈 없이도 충분히 멋진 내 집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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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집을 직접 고쳐보자 마음먹은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연히 아내 다이어리를 보게 됐는데, 거기에 “나도 예쁜 집에 살고 싶다”라고 적혀 있었어요. 그걸 보고 나니 갑자기 미안해졌달까 집을 바꿔보자고 생각했어요. 경제적으로 여유로웠다면 제가 직접 나서지 않았을 거예요. 처음부터 지금보다 공간도 넓고 잘 갖춰진 집에서 살았을 수 있겠죠. 집을 고치려고 업체 견적을 받아보니 아무리 적게 잡아도 2000만 ~3000만 원은 있어야 하더라고요. 집 대출금도 남았는데 큰돈을 인테리어에 투자할 순 없어서 직접 해보자 마음먹었지요.

결혼 전에도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나요?
결혼 전엔 인테리어는커녕 청소에도 취미가 없었어요. ‘집 인테리어는 여자가 하는 거지 남자가 무슨 집을 고쳐’라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제 취미 겸 습관이 됐어요. 조금 다르지만 차 튜닝엔 관심이 있어서 20대 때 아버지 차에 손을 많이 댔죠. 그래서 사실 인테리어를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게 전선을 건드려야 하는 부분인데, 전압은 다르지만 차를 매만지던 경험이 있어서 저는 되레 그 부분이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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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보니 “한 달에 5만 원만 쓴다,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한다, 집을 뒤집어엎지 않는다”라는 세 가지 규칙을 세웠다고 했더라고요.
그런 규칙을 세운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내를 위한 거였으니까 아내가 아침에 일어나면 짠 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평일 저녁에 가족이 잠들면 만들었죠. 그리고 아내에게 선물인데 “나 내일 벽을 하얀색으로 칠할 거니까 페인트 살 돈 좀 줘” 이럴 수 없잖아요. 제 한 달 용돈에서 교통비랑 이것저것 빼고 나면 쓸 수 있는 돈이 5만 원이었어요. 그 금액에 맞춘 거죠. 집을 뒤집어엎지 않는다는 건 몰래 하려는 것도 있고 제 가족이 사는 집이잖아요. 큰 공사를 하게 되면 가족이 생활하면서 불편할 테니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하려는 거였어요. 사실 처음부터 가장 거슬리는 건 거실 바닥재예요. 이건 10여 년 전쯤 이 집 장만할 때 깔아놓은 건데 유행이 지나서 그런지 되게 보기 싫더라고요. 그런데 이걸 고치려면 가구를 다 들어내 어디론가 옮겨야 하니까 건드리지 못하고 있죠.

개인적으로 뿌듯했던 작업은 무엇인가요?
욕실 세면대하고 아내의 화장대가 마음에 들어요. 세면대 같은 경우는 온 가족이 매일 사용하니까 가장 잘 쓰는 것 같아서 좋아요. 화장대는 저희 집 안방이 역광이라 화장대 쪽이 무척 어두웠어요. 아내가 메이크업할 때마다 화장실에 거울을 보러 가더라고요. 그래서 방송국처럼 화장대에 조명을 달았어요. 사용을 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뿌듯해요.

그럼 생각처럼 안 돼서 애먹은 기억도 있나요?
요즘엔 가구를 만들 때 인터넷 목공소에 주문하면 원목을 정확하게 잘라서 보내줘요. 그럼 조립만 하면 되니까 간편해서 자주 이용하는데, 식탁을 만들 때 제가 치수를 잘못 재서 너무 길게온거예요.그걸다시잘라야했는데두꺼운나무를자를 전동 공구가 없어서 직접 톱으로 잘라내야 했어요. 그런데 아파트에 살다 보니 집 안에서 소음을 낼 수가 없잖아요. 퇴근하고 아파트 가로등 불빛 아래서 자르던 기억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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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조금씩 고쳐나가다 보면 시간이 흐르면서 스타일의 통일성이라든지 균형은 깨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을 보완하거나 방지하기 위한 팁이 있을까요?

일단은 유행을 따라가지 말아야 해요. 북유럽 스타일, 일본 카페 스타일 등 내가 원하는 콘셉트 없이 그때그때 유행하는 대로 고치기 시작하면 곧 질릴 수 있거든요. 처음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할 때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혹은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컨셉을 확실히 잡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나무가 주는 따듯한 느낌이 좋았어요. 그래서 내추럴 인테리어를 기본 콘셉트로 잡고 자연 친화적 소재를 주재료로 활용했죠. 그러다 보니 소재가 겹치니까 시간을 두고 만든 가구들인데도 통일성 있어 보이고 질리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꿈꾸는 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비용을많이들이지않는선에서가볍게시작해보면좋을것 같아요. 저는 5만 원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어도 큰 부담이 없었어요. 공구도 최소한으로 자주 사용할 것 위주로 마련했죠.지금도 여전히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하고 있어요. 그리고 벽 마감재 교체같이 성취감을 크게 느낄 수 있으면서도 비교적 쉬운 것부터 도전하면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셀프 인테리어나 디자인 관련 사이트, 잡지를 보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참고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남들이 하는 걸 보면서 우리 집,우리 가족에게 맞는 스타일을 생각해볼 수 있으니까요.

Where Should I Start?

어디부터 시작할까?
《한 달 5만 원 인테리어》 저자 김희원이 말하는 셀프 인테리어 4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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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메탈 스타일 냉장고

    셀프 인테리어에 처음 도전 할때는 어렵지 않으면서도 비포&애프터 효과가 큰 것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혼할 때 장만한 냉장고는 요즘 잘 쓰지 않는 플라워 프린팅과 하얀 컬러가 돋보이는 디자인이었습니다. 메탈 질감의 냉장고로 바꾸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멀쩡하게 작동하는 냉장고를 버릴 순 없다며 고심하던 찰나, 메탈 느낌의 시트지가 생각났습니다.

메탈 스타일 냉장고
소요 시간: 30분
난이도 별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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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조명용 토글 스위치

    어두운 싱크대 쪽에 상부장 하부 조명등을 설치하며 조명 스위치를 안쪽에 숨겼더니 매번 손으로 더듬더듬 찾아야 했습니다. 독특한 형태의 스위치로 디자인에 재미도 주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바꿔봤습니다. 목공 작업을 하고 남는 자투리 나무들은 이렇게 활용하면 되겠죠?

조명용 토글 스위치
소요 시간: 1시간
난이도 별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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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오픈볼 세면대&비누 받침 선반

    아래쪽으로 물이 새는 오래된 세면대를 교체하기로 했지만 기존 세면대를 철거하고 나니 대부분의 아파트 세면대가 그렇듯 벽에 남은 타공 흔적 때문에 아예 새로운 디자인은 도전할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픈볼 형태의 세면대를 생각했습니다.
    오픈볼 세면대의 단점은 비누 받침을 세면대와 일체형으로 놓을 수 없다는 것. 추가로 비누 받침대를 상단에 설치했습니다. 세면대 교체 작업은 배수관, 수전, 트랩 같은 부속물까지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작업입니다.

오픈볼 세면대
소요 시간: 3시간
난이도 별 5개

비누 받침 선반
소요 시간: 40분
난이도 별 1개

  • 4

    공간 맞춤형 콘솔

    복도 쪽 빈 공간에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납장을 들여놓기로 했습니다. 디자인이 복잡한 가구를 만들 때는 비싼 목재를 버리는 일이 없도록 치수를 정확하게 재보고 확인해보세요.
    깔끔한 디자인을 원한다면 인터넷 목재소에 미리 서랍 앞판 U자 가공을 의뢰하세요. 따로 손잡이 없이도 서랍을 쉽게 꺼내고 넣을 수 있습니다.
    완성한 서랍장에는 딸의 보물인 쥐 인형 가족 보금자리가 마련되어 딸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공간 맞춤형 콘솔
소요 시간: 8시간
난이도 별 5개

자세한 DIY 과정은 네이버 블로그 ‘회사원의 퇴근후 시간’ (blog.naver. com/cbbyart)을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