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tting Value Spending into Practice

가치 소비를 실천하는 일상의 방법

마르쉐@에서 만난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아는 사람들.

We Sell And Buy Stories
이야기를 사고팝니다

매년 3월부터 10월까지, 매달 두 번째 일요일이면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은 장 보는 사람들과 이벤트를 구경하려는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돈과 물건 교환이 주목적인 시장에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와 이야기’가 끼어들어도 좋지 않겠냐는 몇몇 도시 기획자와 음식 관련 전문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마르쉐@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마르쉐@는 어떤 씨앗이 어떤 땅에 뿌려지고, 어떤 농부의 가치를 먹고 자라 어떤 과정을 통해 자신의 밥상에 오르는지 알지 못하는 대부분의 도시 소비자에게 각 지역 생산자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산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싱싱한 농작물을 구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다.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묻고 답하고 추천하고 맛보는 과정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 간에는 친밀감이 생겨난다. 이러한 도시 소비자와의 만남을 위해 생산자인 농부는 마켓이 열리기 하루 전날, 가장 알맞게 익은 농산물을 수확한다.

11-09-01

“마르쉐@에 참여하는 농가 대부분은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1년에 걸쳐 적게는 50종부터 많게는 200종에 이르기까지 여러 품종을 조금씩 키우죠. 희귀한 우리 농작물을 발견하고 기르며 다양성을 지켜가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 노력이지만, 대형 마트와 생협·한살림 등 한 가지 품목 대량생산이 조건인 기존의 유통 채널에서 소외당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서은송, 마르쉐@ 운영기획자)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 이야기를 꺼낼 때 늘 대항의 단어로 선택되는 게 ‘가격 경쟁력’이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터지는 AI 관련 뉴스, 가장 최근 먹거리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만든 달걀 파동 등을 겪으며 우리는 소비자로서 가격만큼 중요한, 고려할 만한 가치 또한 적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긴 유통 과정을 버티기 위해 채 익기도 전에 수확한 과일 대신 갓 딴 과일을 가족과 나눠 먹고, 그동안 몰랐던 토종 식재료를 하나씩 배워가며 더욱 건강한 식탁을 만드는 것, 다양성을 지키려는 농가에 힘을 보태주는 것 역시 소비의 선택 조건이 되는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As Consumers
우리가 소비자일 때
연누리 / 35세 / 아트 디렉터
최서희 / 30세 / 파인 아티스트

평소 유기농 먹거리나 제품에 항상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이라 마르쉐@를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마르쉐@는 농부분들이 본인이 기른 농작물을 직접 들고 나와 판매하시기 때문에 식자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소규모 농장에서 정성껏 기른 식자재를 구입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착한 소비나 윤리적 소비는 단순히 무엇을 사고 사용하느냐보다 사회적으로 떠오르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심각한 환경오염이나 동식물의 멸종 같은 환경문제를 마주하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의외로 간단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윤리적 소비의 움직임으로 연결되는 거죠. 최근 착한 소비나 윤리적 소비라는 말을 더욱 자주 언급하는 것도 이렇듯 최근 우리가 처한 상황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11-09-03

개인적으로는 착한 소비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윤리적 측면만 따지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품 자체의 디자인·품질·가격 모두 선택 조건이 되는 것이고, 개인의 기준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지는 부분이며, 따라서 같은 사람이어도 상품군에 따라 소비 형태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저 역시 다른 상품군을 구입할 때 취지만 보고 취향 밖의 제품을 소비하지 않습니다. 다만, 식품이나 생활용품의 경우 양보다 질의 잣대를 좀 더 촘촘히 들이대는 편이고, 그런 저의 기준에 맞는 제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번 마르쉐@를 찾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평소에는 집과 가까운 우리생협이나 으뜸농부라는 마을 영농조합 온라인 숍을 가장 많이 이용합니다. 대형 마트가 아닌 이런 소규모 유통 채널을 이용하는 이유를 착한 소비 형태로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형 마트의 장점으로 저렴한 가격을 이야기하지만, 막상 꼼꼼히 따져보면 그 역시 편견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11-09-04
As Producers
우리가 생산자일 때
윤형원 / 37세 / 초콜릿메이커
고유림 / 32세 / ‘카카오다다’ 대표, 아트 디렉터

저희는 2016년부터 망원동에서 카카오를 직접 갈아 초콜릿을 만들고 있습니다. 초콜릿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있는 소비자는 거의 없습니다. 저희는 좋은 카카오 빈을 직접 수입해 로스팅하고 그것을 100시간 넘도록 곱게 갈아서 초콜릿을 만듭니다.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당연한 과정이지만, 여전히 많은 업체가 카카오라는 농작물을 직접 가공하기보다 수입 초콜릿 블록을 녹여 제품을 만들고 있지요. 따라서 저희가 지닌 진정성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소비자에게 카카오라는 농작물과 초콜릿을 잘 전달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시장으로 마르쉐@가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 꾸준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11-09-07

저희가 생각하는 마르쉐@는 좋은 재료를 생산하는 정직한 판매자와 그 좋은 재료에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 줄 아는 소비자가 쌓아온 신뢰가 형성된 시장입니다. 저는 소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값을 지불할 줄 아는 것이고, 이것이 곧 생산자에게 올바른 대가를 지급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이름만으로는 복잡다단한 제품을 생산하는 수많은 생산자에게 지속 가능한 이익을 주기 어렵고, 실제로 이러한 운동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의문스러운 점도 적지 않은 데다 주류가 되지 못해 소외받는 착한 생산자도 무수히 많으니까요. 저는 의미가 불분명한 당위적 의제를 넘어 생산품의 품질에 맞는 올바른 가격을 지불하는 것만이 궁극적으로 착한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번 착한 소비를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편이지요. 그리고 생산자로서 착한 소비의 여러 방식 중 가장 믿을 만한 것이 직거래라고 생각합니다. 작물을 직접 재배한 농부와 대면해 농작물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제품에 대한 신뢰와 지식도 쌓을 수 있고, 이것이 좋은 농작물에 대한 안목도 키우고 제값에 농작물을 구매할 수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선순환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11-09-06
11-09-05
Food at Marche@
마르쉐@에서 만난 먹거리
마르쉐@에서 찾은 진정성 있는 먹거리를 소개합니다.

이로움 Slow Food Factory
엄마생각 저염된장 300g 8000원

이로움은 대를 이어 농가를 운영 중인 오동엽 대표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레시피와 질 좋은 친환경 재료를 기반으로 만드는 전통 발효 식품 브랜드다. 전통 옹기에서 숙성시키고 묵혀낸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등 우리 식탁에 오르는 기본 장은 물론, 오미자청, 금귤레몬청 같은 각 지역의 제철 특산물로 만든 과일청을 판매한다.
www.slowfoodfactory.com

아워올리브 Our Olive
올리브 클래식 1만2900원

맛있고 건강한 식재료 올리브의 매력에 빠져 입맛 까다로운 4명의 친구가 만든 수제 올리브 식품 브랜드. 서양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올리브를 우리 입맛에도 맞는 요리로 탈바꿈하기 위해 유럽 시장을 조사하고, 수십 개의 현지 레시피를 탐구해 만든 다섯 종류의 수제 올리브 절임과 빵에 발라 먹기 좋은 스프레드 1종을 선보이고 있다.
ourolive.modoo.at

카카오다다 Cacaodada
페루 54.8%, 다크 밀크 초콜릿 1만4000원

‘최고의 초콜릿은 원재료인 카카오를 직접 가공함으로써 만들수 있다’는 생각으로 가게를 꾸려가고 있는 카카오다다는 국내 몇 안 되는 Been to Bar 전문 브랜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인터내셔널 초콜릿 어워즈에서 2년 연속(2017 브론즈, 2018 골드) 수상하기도 했다. 2016년부터 우리나라 토종 농작물을 활용한 토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www.cacaodada.com

인시즌 In Season
배식초 3만 원

괴산의 농원에서 부모님이 직접 재배한 배와 우리 땅에서 자라나는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식초, 효소, 수제 잼 등 다양한 식품을 만들고 있다. 이 외에도 인시즌은 물에 타 마시거나 드레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천연 시럽과 과일 칩 같은 바쁜 도시 소비자가 일상에서 건강함을 잃지 않도록 가볍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주로 선보인다.
inseason.co.kr

꿀건달 Ggulgundal
미니 천연꿀 3종 세트 1만7000원
감로꿀 270g 1만4500원

꿀건달의 제품은 꽃 종류에 따라 4월부터 7월까지 서울 삼각산, 강원도 철원, 경기도 고양시 일대를 돌며 꽃에서 직접 채취한 순도 100%의 천연 벌꿀이다. 아카시아, 감로와 같이 익숙한 꿀 외에도 다소 생소하지만 밤꽃나무, 팥배나무, 피나무 등 효능이 각기 다른 건강한 꿀을 만나볼 수 있다.
www.ggulgundal.com

소금단지 Salt Danji
함초소금 9000원

천연 미네랄 함량이 높은 명품 소금의 산지인 신안군의 가족 염전에서 생산하는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천일염을 소개한다. 전통 방식 그대로 갯벌을 다져서 만든 토판에서 생산하는 3년 숙성 토판염과 함초소금 같은 정성이 들어간 먹거리용 소금뿐 아니라, 각종 허브 오일을 배합해 만드는 다양한 배스 솔트도 만날 수 있다.
www.saltdanj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