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uld I Get One?

키워도 될까요?

반려동물 보호자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자문해봐야 할 몇 가지.

멀리 충남 서산에서 모녀가 반려견을 동반하고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반려동물 교육 센터를 찾았다. 센터를 방문한 녀석은 ‘쿠키’라는 귀여운 이름의 8개월 된 골든레트리버종인데, 벌써 몸무게가 22kg이나 나가는 대형견이다. 여덟 살 정도의 초등학생 체중과 비슷한 몸무게로, 줄을 끌어당기면 웬만한 성인도 쩔쩔맬 정도로 힘이 세다. 사람과 달리 개는 네발로 지면을 걷기 때문에 같은 체중이라도 훨씬 더 힘이 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쿠키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보호자는 반려견을 처음 키워보는 분이다. 요즘 나날이 늘어만 가는 쿠키의 천방지축 행동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멀리 서울까지 온 것이다. 보호자는 쿠키가 나이를 더 먹으면 좀 차분해지고 말을 더 잘 듣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시작으로, 비용도 들고 시간도 드는 반려견 교육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상황인지 궁금해했다.

도심지 공원으로 나가보자. 곱슬곱슬 귀여운 외모를 자랑하는 푸들, 우아한 털을 뽐내며 사뿐사뿐 걷는 포메라니안, 익살스러운 표정의 시추, 날카롭고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의 진돗개 등 다양한 견종이 일상 가까이에서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견종이 도심 속에서 살아가게 된 것은 불과 200년 정도 되었다. 개는 인간에 의해 가축화된 첫 번째 동물이라고 한다. 17세기 목축업이 성행하던 유럽에서는 가축을 지키고 사육하는 데 도움을 주는 목양견이나 목축견이, 사냥이 유행일 때는 수렵견이 인간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갔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달라진 사람들의 욕구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충족할 개가 필요했고, 건물 안이나 집에서 함께 지낼 수 있는 작고 앙증맞은 외모의 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그 수요에 따라 무분별한 교배와 번식이 이루어진 몇몇 견종은 유전적 결함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인간 사회의 도시화와 그에 따른 인간의 욕구가 만들어낸 비극인 것이다. 최근에는 반려견이 사람을 공격하거나 사망하게 만들었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사회적 쟁점이 되기도 한다. 안타까운 점은 반려견은 대부분의 시간을 인간과 잘 지내지만, 사고를 냈을 때는 인간을 위협하는 짐승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반려견을 도시 속으로 데려온 것은 바로 인간이다. 인간이 도시에서 사는 것이 때로 힘겨운 것처럼 반려견 또한 도시에서 사는 것이 힘겹다. 야생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것이 그들의 본성이라면 도시에서 지내는 것은 그 본능을 막고 절제와 규제 속에 살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반려견의 본능을 활용해 도시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야 한다.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12-07-01

“반려견을 교육하는 것은 보호자의 가장 기본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쿠키의 보호자에게 반려견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그 교육은 전문가를 통해 배워서 보호자가 직접 지속적으로 실천해주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반려견을 잘 키우려면 반려견을 잘 가르쳐야 한다. 소형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쿠키 같은 대형견은 특히 더 그렇다. 시기 또한 중요하다. 성견이 되기 이전에 교육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반려견의 사회화 교육은 반려견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행동 양식을 배우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실내의 제한된 공간에서 부족한 감각 자극을 받으며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반려견의 입장도 생각해야 하는데, 이는 반려견의 행동 풍부화 교육을 통해 개선해나가야 한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다섯 가구 중 한 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인구의 노령화 등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사람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관련 산업 분야는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그들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그 생명을 끝까지 책임짐을 의미한다.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을 애완동물이라 부르지 않는다. 삶의 동반자적 위치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 ‘반려동물(animal companion)’로 함께하기 원한다면 우리가 보호자로서 갖는 책임과 의무를 정확히 알고 실천해야 한다. 반려인으로서 내가 또는 우리 가족이 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진지하게 자문해보는 것, 이것이 바로 반려인의 자격이 아닐까?

반려동물 입양을 결정하기 전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쉽게 포기하지 않기 위해 다음 다섯 가지 사항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1. 어떤 반려동물을 기를 것인가?
반려동물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의 종류: 개, 고양이, 새, 햄스터, 기니피그, 패럿) 대표적으로는 개와 고양이가 있는데 이들만 해도 성향이 아주 다르다. 개의 경우 필수적으로 운동과 산책 등 실외 활동을 해주어야 하는 데 반해 고양이나 햄스터 등의 반려동물은 주로 실내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나에게 또는 우리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반려동물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2. 어디서, 어떻게 입양할 것인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개인(인터넷, 지인 소개 등)을 통한 입양과 업체(로드 숍, 동물병원, 대형 마트, 전문 농장 등)를 통한 입양이 대표적 입양 경로다. 개와 고양이의 경우에는 유기견, 유기묘를 입양하는 방법도 있다. 지자체나 동물 보호 단체가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를 방문해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3. 키우고자 하는 반려동물의 수명은 얼마나 되는가?
요즘은 수의학의 발달과 주기적인 건강검진, 풍부한 먹이 공급 등으로 반려동물의 수명도 예전에 비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입양한 반려동물을 책임감 있게 키우려면 그들의 평균수명에 대해서도 신중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평균수명을 알고 있어야 반려동물의 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며, 반려동물이 늙거나 아플 때 잘 보살펴줄 수 있다.

4. 해당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인가?
개의 경우에는 고양이, 햄스터 같은 반려동물에 비해 ‘종’이 너무나 다양하다. 몰티즈 같은 작은 소형 견종도 있고, 알래스칸맬러뮤트 같은 대형 견종도 존재한다. 이들 두 견종이 먹는 사료나 간식의 양은 너무나 차이가 크다. 당연히 지출 금액도 차이 나게 마련이다. 해당 반려동물의 특성을 이해하고, 키우는 데 들어가는 월평균 지출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5. 해당 반려동물의 행동학적 특성은 어떠한가?
개, 고양이, 새, 햄스터, 기니피그, 패럿. 이 여섯 종류 반려동물의 행동 특성은 서로 많이 다르다. 개는 활동적이고 사교적이며 후각이 많이 발달한 동물이며 영역 의식과 집단의식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 외출하고 혼자 남으면 작은 인기척 소리에도 짖거나, 불안감 등으로 여기저기 대소변을 실수하기도 한다. 고양이, 새, 햄스터, 패럿 등의 반려동물은 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사람과 떨어졌을 때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사전에 이러한 신체적 능력(시각, 후각 등)이나 행동학적 특성을 충분히 알아두어야 한다.

12-07-02

권혁필

반려견 행동 전문가. 서초구 양재동에서 에듀펫(주) 반려동물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열두 살 된 노령 반려견 초코를 떠나보내고, 현재는 여섯 살 된 켈리와 두 살 된 토리를 키우고 있다. KBS 〈9시 뉴스〉, 〈취재파일 K〉, 채널A 〈개밥주는 남자〉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했으며, 저서로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할 42가지》와 《나이든 반려견을 돌보는 중입니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