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lationship Between Homemaking and Caring

지금 보살피고 있습니까?

집 구하기와 이사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이벤트다. 부부가 최선을 다해 발품을 팔고, 꼼꼼히 예산을 짜고, 온 마음으로 자문을 구해가며 집을 얻는다. 반면 그 집에서 매일 이어지는 일상은 대단한 과업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집 안을 쾌적한 환경으로 유지하기 위한 보수·관리 노동은 흔히 귀찮은 잡일로 여긴다. ‘집 구하기’까지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버지들이 ‘집 돌보기’로 넘어가면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 그런데 집과 집안일이 애당초 분리될 수 있는 것인가? 좋은 집에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 집을 돌보는 일에는 심드렁한 태도는 흡사 시험에서 1등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교과서 들여다보고 공부하는 건 귀찮아하는 상황과 같지 않을까? 정종철 가족의 집에서 반나절을 보낸 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요즘 ‘옥주부’라는 새 별명을 얻었다. 집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매일 청소기 돌리고, 주방이며 욕실이며 할 것 없이 반짝반짝 윤나게 닦고, 주기적으로 꽃을 사서 꽂고, 가구들과 어울리는 생활 소품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발품을 판다. 정성껏 보살핀 공간에서 세 아이들, 아내와 함께 먹고 웃고 장난치고 부대낀다. 지금의 화목은 눈물 쏙 빼는 위기를 통과하면서 배운 결과다. 그는 말한다. ‘행복한 집’은 외형 좋은 집을 마련했다고 저절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고. 매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집을 돌보고 가꾸는 일이 결국은 관계를 돌보고 가꾸는 일과 맞닿아 있음을 그는 실천으로 보여준다.

인스타그램(@okdongja1004) 3만 팔로어가 대부분 주부들이라고요. 결혼 전부터 집을 관리하고 살림하는 재미를 아는 남자였나요?
결혼 전에 자취를 했기 때문에 집안일을 ‘어차피 내가 할 숙제’로 바라보는 태도가 있었어요. 물컵 하나라도 쓰고 나면 바로 씻고 정리해둬야 나중에 치울 거리가 생기지 않거든요. 혼자 살 때도 집은 늘 깨끗했어요. 몇몇 분이 결벽증 아니냐는 질문도 가끔 하시는데, 저희 아이 셋 다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집안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거고요. 애들이 어릴 때는 저도 자포자기 상태로 지냈답니다.(웃음) 이제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스스로 정리하기 시작하고 그러다 보니 저도 흥이 나고 신이 나서 더 집안일에 신경 쓰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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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람이 좋다〉라는 다큐멘터리에서 원래는 나쁜 남편이었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집보다 밖을 더 좋아하는 남자였어요. 정말 가정적인 아버지를 보고 자랐는데도 어릴 때 못살던 게 한이 되어서 ‘나중에 성공하면 방에 당구대 놓을 거야, 마당에 농구 골대 놓을 거야’ 같은 로망을 품었어요. 개그맨으로 성공하고 그 로망을 죄다 밖에 나가서 푼 거죠. 가족보다는 연예인 친구들하고 어울려 취미 생활 즐기는게 우선이었어요. 애들은 어리니까 어차피 나랑 취미를 공유하지 못할 거야. 나는 나가 놀아야지, 애들은 아내랑 잘 지내겠지.... 이렇게 단순하고 쉽게 생각했지요. 당시 아내는 셋째를 출산한 후였고, 몸무게가 96kg까지 불어났으며, 육아에 지쳐서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있었어요.그런데 저는“왜 관리를 못 해.내가 못 해준 게 뭐가 있어. 돈을 안 가져다주냐. 카드를 못 쓰게 하냐. 나가서 사람도 좀 만나. 나도 만나게.” 이렇게 못된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아내가 정말 못견디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유서 형식의 편지를 써서 제 가방에 넣어두었어요. 그 편지를 읽고 저라는 사람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솔직히 아내가 편지를 써주기 전까지 전 아내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몰랐어요. 남자는 감정 소통에 능숙한 동물이 아니거든요. 수리 탐구적 뇌를 지녔기 때문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줘야 알아듣는 경향이 있어요. 대신 문제를 해결하려는 본능이 있어서 아내가 “내가 이렇게 힘들어. 해결 방법이 필요한데, 잘 모르겠어”라고 말하면 열심히 해결책을 찾죠.
저는 아내의 편지를 받고 3개월 동안 모든 일을 다 끊고 오로지 집에만 있었어요. 무작정 옆에 있으면서 “오늘 뭐 먹을까?” “내일은 뭐 먹고 싶어?” 같은 소소한 주제로 대화를 시도했어요. 원래 사람이 뭘 좀 먹고 나면 분위기가 부드러워지잖아요. 그렇게 밥을 해 먹고 장을 보러 가고 설거지를 하는 일상을 일주일쯤 보내고 나니까 굉장히 중요한 깨달음을 얻더라고요.

어떤 깨달음이었나요?
제가 취미 활동을 즐기기 위해 연락하던 사람들에게 딱 일주일을 연락 안 하니 그쪽에서 먼저 저를 찾지 않는 거예요. 그때서야 깨달았어요. 내 연락을 가장 기다리고 내가 함께 시간을 보내주고 놀아주기를 기다리는 존재는 가족이었다는 사실을요. 그날부터 변화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가족 중심의 생활이 이어지고 있어요.

집을 가꾸고 돌보는 일에 재미를 붙이지 못한 아버지들은 아내가 시키면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집안일을 대해요.
도와준다는 말에는 ‘이 일은 너의 일’이라는 전제가 있잖아요. 그렇게 너의 것, 나의 것, 네 일, 내 일 구분 짓는 건 가족이 할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족은 나와 평생을 함께할 또 하나의 나인데, 그렇게 안 보이는 선을 그어버리면 나중에 남처럼 되기도 해요. 특히 결혼한 지 5년이상 된 부부는 익숙함이 당연함이 되고, 당연함이 상대방을 향한 말없는 강요가 되어 오히려 연애할 때보다 서로에 대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각자 맡은 바 의무를 묵묵히 다하다 그렇게 멀어지는 거예요. 저희 부부에게는 잠들기 직전이 골든 타임이에요. 노곤노곤한 상태로 하루 일과를 보고하는 시간. “응, 오늘 별일 없었어.” 정도의 대답만 듣고 자고 싶더라도 배우자가 하는 이야기를 다 들어주세요. 맞장구도 쳐주고요. 그러다 보면 익숙한 이름이 나오기도 할 거예요. 그렇게 서로의 삶 곳곳을 알아가야 해요.저는 사나흘에 한번씩 “나한테 민원 사항 없어?” 하고 물어요. 제가 아무리 가정적으로 잘한 것 같아도 아내 입장에서는 또 할 말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자꾸 묻고 이야기를 걸면서 서로 간의 교집합을 찾아내려고 노력해요.

올해 초에 이사를 했습니다. 새집을 구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당연히 여러 현실적 고려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이 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거실이 넓어서였어요. 요즘 짓는 아파트는 방이 넓고 거실이 좁아지면서 복도형으로 많이 바뀐다고 하더라고요 . 저는 가족들과 한번이라도 더 스치고, 한 번이라도 더 눈마주치고,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각자의 공간에서 놀 게 아니라 자꾸 한공간에 모여 서로를 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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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가꾸는 일이 어떤 즐거움을 주나요?
굉장히 어려운 레고를 다 조립했을 때 기분이 좋잖아요. 3000 피스짜리 퍼즐을 딱 맞췄을 때의 기쁨과 비슷한 즐거움이 있어요. 의도한대로 집안이 딱 정리되고 가구나 소품도 조화롭게 자리를 잡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뭐 더 할 게 없나 두리번거리게 돼요. 장난감이나 피겨는 나 혼자만의 기쁨이지만, 아빠가 집을 가꾸면 온 가족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으니 또 다른 기쁨이 있죠.

아직 집 돌보기에 재미를 붙이지 못한 아버지들한테 조언을 해준다면?
딱 하나 있어요. 옥주부의 명언이니 꼭 기억하세요. “큰 걸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 작은 것도 바꾸려 하지 마세요. 일단 제자리가 어디인지 파악하세요.” 많은 남편이 살림살이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요. 심지어 자신의 양말, 벨트 위치까지 아내에게 묻는 분들도 있죠. 자기 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증거예요. 집 안 물건들 위치를 파악해야 정리가 되고, 정리가 되어야 부족한 게 보이고 아쉬운 부분이 드러나요. 그래야 비로소 그걸 고칠 수 있고 공간 활용도 원하는대로 바꿔갈 수 있거든요.

성취나 사회적 성공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일이 없어서 집에 있지’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어요.
실제로 그렇게 물어보시는 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개의치 않아요. 사회적 성공에 함몰된 삶보다 지금 제 삶이 더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정에 충실하면서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운영하고, 공연 사업도 하고, 가장으로서 생계 유지도 번듯하게 하는 이 삶이 결코 쉬운 게 아니거든요. 저는 누가 뭐라든 아이들이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아빠 역할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중학교에만 가도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적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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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집 사진을 올릴 때 늘 장소 태그에 ‘행복한 우리집에서’ 라는 말을 넣더군요. 꼭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보였어요.
저는 가족과 보내는 순간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자연스레 그렇게 넣게 되더라고요. 그런 저희 모습을 보고 옆에서 칭찬해주고 격려 보내주면 “아, 내가 바른길로 가고 있구나” 하면서 동기부여도 더 되고요. 행복한 마음을 더 행복하게, 사랑하는 마음을 더 사랑하게, 즐거운 놀이 시간을 더 즐겁게 만들려고 그렇게 써요. 그러면 좋은 에너지가 계속 흐르는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는 대로 되고, 보이는 대로 되는 것 같아요.

Lessons for fathers

옥주부의 칭찬받는 살림 노하우

자잘한 생활용품은 태클박스에
손톱깎이, 건전지, 클립, 실, 바늘, 이어폰 같은 자잘한 생활 용품이 필요할 때마다 아내에게 어디 있냐고 묻는 일은 이제 그만. 태클박스 하나 구해서 칸칸이 정리해보세요. 아내의 사랑도 칸칸이 늘어갑니다.

욕실 줄눈이 청소는 변기 뚫는 세제로
화장실, 욕실 타일 사이사이 줄눈이에 때가 끼면 영 보기가 안 좋아요. 변기 뚫는 세제(펑크린)는 1L에 2500 원밖에 하지 않으니 바닥에 아낌없이 뿌리고 30분 지난 후 샤워기로 씻어내리세요. 솔로 문지를 필요도 없어요.

스테인리스 냄비 세척법
냄비에 주방 세제 한 방울과 베이킹 소다를 넣고 물을 살짝 넣은 뒤 팔팔 끓이세요. 세제 거품이 넘칠 때 즈음 불 조절해서 몇 분 더 끓인 다음 물을 버리고 수세미로 냄비 결을 따라서 박박 문지르세요. 찬물로 헹군 다음 마른 행주로 닦으면 물때를 없앨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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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꾸미기의 끝판왕은 디스펜서 놓기
푸나 보디워시를 담아두는 디스펜서를 놓으면 욕실 분위기가 한결 화사해지는데요, 게으르면 빈 통 디스펜서가 욕실에 굴러다니기도 해요. 가능하면 묽은 리필용 샴푸 쓰고 점성이 강한 제품을 쓴다면 붓지 말고(부어봐야 안 내려가요) 펌프질해서 리필하세요. 리필 같은 건 아빠가 해주세요. 아셨죠?

수건은 수건끼리
수건을 같은 색깔로 통일하면 화장실 수납장이 훨씬 깔끔해 보여요. 세탁할 때는 수건끼리만 모아 세탁해야 일거리가 늘지 않아요.

집게는 사랑입니다
아침에 시리얼 먹은 후에는 봉지 입구를 아무렇게나 말아놓지 말고(그러면 시리얼이 눅눅해지고 아내 마음도 꿉꿉해져요), 집게로 야무지게 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