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s an Alien in Our House_no.4

우리 집에 외계인이 산다_4편

소년기부터 중년기까지 생애 전환기마다 조금씩 다른 증상으로 찾아오는 ‘남자의 사춘기’, 그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심리 특강 그 마지막 회.

Cold Feet; a Man with Commitment Issues
100%로 사랑하지 못하는 남자, 콜드 피트
06-08

특징


썸만 타고 “사귀자”는 말은 하지 않는다.


남녀 관계가 발전할 때 필요한 결정적 선택을 미룬다.


이별을 문자로 통보한다.


오랜 연애 끝에도 프러포즈를 하지 않는다.


결혼을 앞두고 돌연 잠적한다.


관계 헌신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자신을 투신하지 못한다.


헌신과 회피를 오락가락한다.

기동력 ★★★★☆
자기방어 ★★★☆☆
화 폭발력 ★☆☆☆☆
운영 난이도 ★★★★☆
필살기 뜬금없이 잠수 타기

콜드 피트cold feet는 결혼 전 압박감을 느낀 남자가 발이 얼어붙은 것처럼 관계를 전진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 영어 표현이다. 내면 어딘가에서 올라오는 “도망쳐” 소리에 반응해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잠적하거나, 연애를 오래 했으면서 프러포즈를 미루는 행동을 이르는 말.
관계 헌신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미혼 남성과 지나치게 관계에 의존하는 미혼 여성이 만나 ‘잠적하는 남자, 추적하는 여자’의 구도를 형성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결혼을 스스로의 삶을 더 피곤하게 만드는 불공정 거래로 느낄 때, 심리적으로 건강한 남자라면 이별을 명확히 선언하거나,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기로 선택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남자는 어정쩡한 태도를 취한다. 심리적 부담감에 잠수를 탔다가 시간이 조금 흐르면 여자에 대한 미안함, 따스한 관계에 대한 그리움 등으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행태를 반복하는 것.

Super Dad Syndrome at Age 40
마흔통 a.k.a 슈퍼아빠증후군
06-09

특징


작은 좌절에도 가까운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자기 안에 갇힌다.


자신이 이룬 성공에 대해 스스로 의혹을 가진다.


남자에게는 돈 버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기 계발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비난한다.


‘내가 아니면 집안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거야’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위태위태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원자 콤플렉스, 해결사 콤플렉스가 있다.


아내가 자신보다 사회적으로 더 잘나가면 질투한다.


자신이 자녀를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 자녀 앞에서 강조하길 좋아한다.

기동력 ★★★★☆
자기방어★★★★☆
화 폭발력 ★★★★☆
운영 난이도 ★★☆☆☆
필살기 영웅이 되고 싶은 가장, 스스로를 소진증후군으로 몰아가기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남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는 ‘관계 형성 시기’에 이들을 짓누르는 수행 불안이 있다. 관계에 나를 던지려면 일단 내가 돈벌이를 제대로 해야 하고, 사람 구실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 ‘능력 없으면 소개팅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 남자에게 관계는 압박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자신이 소진되는 줄도 모르고 모든 걸 다 잘 해내려고 하는 슈퍼아빠증후군도 그 심리 기저엔 수행 불안과 슈드비 should be사고가 있다. 어릴 때부터 “네가 우리 집 기둥이다”, “네가 기대주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들어온 사람은 그 메시지에 중독된다. 타인이 자신에 대해 기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를 제시하고, “역시 나 아니면 안 되지?”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안도하며, 타인에게 자꾸만 자신의 쓸모와 존재감을 확인받으려고 한다.
‘가장이라면 당연히’, ‘남자라면 당연히’로 시작하는 피상적인 사회의 요구와 고정관념에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남자는 자기희생적 사랑에 가치 부여를 하면서 인정 욕구를 충족시킨다.

How to get along with married young adult aliens

가정을 이뤄가는 청장년기 외계인과 사이좋게 지내려면

부양의 의무를 짊어지는 것에서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찾는 한편, 자신을 둘러싼 기대와 속박에서 벗어나길 갈망하는 이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건 ‘인정의 말’이다. 평소에 인정과 고마움의 표시를 적극적으로 해줄 필요가 있다. 이 시기 남성은 자신이 어떤 느낌을 가지고 사는지 말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 사회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며 바쁘게 지내다 보니 부부끼리 평소에 대화를 거의 하지 못하고, 갈등이나 다툼이 벌어질 때만 대화를 한다. 스트레스 상황 안에서 사람들은 자기 심리의 기저까지 내려가볼 만한 에너지가 없어서 사회적으로 둥둥 떠다니는 고정관념을 가져다 공격 재료로 쓴다. “가장이 돼서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냐?”, “남자가 돼서 이것도 못 해?” 같은 슈드비 사고로 이들을 찌르는 건 금물. 건강한 어른은 타인의 기대를 적절히 채워주는 사람이 아니라, 타인의 기대를 적절히 좌절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자.

Furious Midlife Crisis
분노하는 사추기
06-10

특징


어린 사람이 무조건 자신의 의견에 동의해야 한다고 믿는다.


언제든 싸움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쉽게 목소리를 높이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한다.


정작 내면은 허무, 좌절 등으로 삶 자체에 흥미가 없다.


가정 안에서 작은 일로 삐친다.


맥락 없이 간섭하고 쓸데없는 조언을 남발한다.


영양가 없는 단체나 모임에 가입해 완장 차길 좋아한다.

기동력 ★★★☆☆
자기방어 ★★★★★
화 폭발력 ★★★★★
운영 난이도 ★★★★★
필살기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고, 들으면 기분만 나빠지는 농담과 꼰대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급적 마주치지 않고 싶어 하는 대상이 바로 이 사추기 어른이다. 분노를 통해 상대의 말문을 막고 상대를 위축시킴으로써 자기 힘을 행사하려는, 갱년기에 이른 중년 가부장의 모습. 다른 감정과 비교해 분노와 화는 남자다움을 손상시키지 않고 오히려 강해 보일 수 있게 만들므로 이들은 쉽게 분노 카드를 꺼내 쓴다. 자기가 여전히 힘의 위계에서 위에 있다는 걸 포기 못 하는 자존심 때문에 엉뚱한 선택을 하는 것. 실은 중년기 아버지 마음은 유아의 심리 상태와 비슷한다. 보살핌을 원하고, 자기 욕구가 관철되길 원하며, 무엇보다 사랑받길 원한다. 누군가 말을 걸어주길 바라지만, 표현할 줄 몰라서 자꾸만 분노로 표출하는 것.

How to relate to midlife crisis aliens

사추기 외계인과 사이좋게 지내려면

측은지심이 필요하다. 겉모습만 보면 큰 목소리와 힘으로 타인을 내리누르는 사람으로 보이겠지만 실은 이빨 빠진 호랑이고,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래서 더욱 발버둥 치는 것이다. “왜 저래?”라며 고개를 돌려버릴 수도 있지만,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짠한’ 지점이 보인다. 그 짠한 마음이 이해의 시작이다. 그들이 누군가 말 걸어주길,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길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06-11

선안남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과와 상담심리 대학원을 졸업했고 동 대학 및 건국대학교에서 상담자 수련을 받았다. 최근 심리 상담실의 문을 두드리는 남자 내담자가 늘면서 건강하지 못한 여성상이 여성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 이상으로, 건강하지 못한 남성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남성이 많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느껴 <혼자 있고 싶은 남자>를 썼다. <명륜동 행복한 상담실>, <진짜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 등 10여 편의 저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