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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s — Issue 16. 필환경 생활

게으른 아빠의 제로웨이스트 실천법-1단계

Zero Waste Ideas for Lazy Dads-Step1

  • 2020.05.07
  • Editor. 이자연, 조서형
  • Illustrator. 강다솔

제로웨이스트에 관한 상식부터 당장 실천해볼 수 있는 단계별 미션까지. 일상 속에서 쉽고 즐겁게 시작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1단계.

제로웨이스트, 쓰레기를 정의하다

우리나라의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OECD 국가 중 2위를 차지한다. 1인당 연간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61.97kg에 달한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배달 음식과 새벽 배송, 일회용 커피 컵과 빨대를 떠올리면 그 누적량이 결코 놀랍지만은 않다. 2015년 대비, 2019년의 생활 쓰레기가 106%나 증가했다는 통계가 있다. 쓰레기 대란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매일 배출되는 생활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방법, 이를 위한 생활 습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zero-waste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만들어내지 않는 생활 방식을 뜻한다. 우리 생활 속에서 종이컵, 비닐봉지, 페트병 등 매일 버려지는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자는 의미도 포함한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일은 나와 내 가족의 생활 반경 안에서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영역을 점검하고, 생활 방식을 바꿔나가며 꾸준히 실천하고자 하는 노력이 될 것이다.

* 본 기사는 ‘더 피커’ 송경호 대표와 ‘환경운동연합’ 김현경 활동가의 자문으로 작성했습니다.


LV.01 물건을 단일화하라!

매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물품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다!


화학물질 없는 빨래하기


소프넛
열매 자체에서 거품이 솟아난다. 소프 soap+넛 nut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쉽게 상상할 수 없지만 놀랍게도 정말 그렇다. 소프넛 껍질은 물에 닿으면 사포닌류 천연 계면활성 성분이 나와 세탁 세제와 주방 세제, 애견 목욕제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천 주머니에 8~10개 열매를 담아 세탁물과 함께 세탁기에 넣고 돌리면 끝. 사용한 열매는 말려서 몇 번 더 쓸 수 있다. 5~8번 재사용한 다음엔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하면 된다. 프레시버블 | 500g 1만5700원

구연산
비록 아빠는 화학물질에 절었더라도 금쪽같은 내 아이는 거리를 두게 하고 싶다. 화학 섬유 유연제는 눈에 보이는 때는 기막히게 지우지만,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어렵고 세제 찌꺼기가 남는다. 세탁조의 세균을 없애고 직물을 부드럽게 해줄 구연산으로 대체하자. 약산성인 구연산은 살균 효과가 있어 피부염을 앓는 아이에게도 도움이 되는 등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100L당 15g, 1큰술 정도의 구연산을 헹굼 단계에 넣으면 된다.



화장실을 플라스틱에서 해방시키자


샴푸바
플라스틱 샴푸 통은 펌프 부분에 철 스프링이 내장돼 있어 재활용하기 어렵다. 그러니 용기가 필요 없는 샴푸바를 써보자. 샴푸 다섯 통의 양을 농축한 비누는 4인 가족 기준 1년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 처음엔 어색해할 아이도 금방 머리를 빨래하듯 문지르며 샤워를 즐기게 될 것이다.

알약 치약
튜브 치약을 남김없이 쓴 걸로 만족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플라스틱 튜브를 없애보자. 알약 치약은 생소하지만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한 알을 거품이 날 때까지 씹은 다음 평소처럼 칫솔로 이를 닦으면 된다. 리필용 알약만 따로 구매할 수 있으니 이제 씩씩하게 씹어 신나게 닦자, 치카치카!

대나무 칫솔
버려지는 플라스틱 칫솔이 연간 40억 개,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 400년. 피마자유 칫솔모와 대나무 몸체로 만든 칫솔로 바꿔보는 건 어떨까. 대나무 칫솔은 생분해되기까지 6개월이 소요되며, 생산부터 폐기까지 자연에 무해하다.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건조하게 보관해야 한다.



버릴 것 없는 부엌으로 변신


천연 수세미
해지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을 아크릴 수세미 대신 리얼 ‘수세미’로 바꿔보자. 수세미오이를 자연 건조한 천연 수세미는 세정력은 물론, 건강도 지켜준다. 통수세미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다음, 심을 제거하고 따뜻한 물에 불렸다가 사용하면 된다. 천연섬유질의 마찰로 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왜 진작 몰랐을까....

비즈랩
비즈 bee’s wrap랩, 허니랩, 비즈왁스랩, 밀랍랩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이 아이템은 행주로 쓱 닦아 다시 활용할 수 있다. 밀랍 자체에서 프로폴리스를 방출해 세균 번식을 막기 때문에 비닐랩으로 싼 식재료보다 오래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먹다가 음식이 남았다면 쿨하게 외치자. “그냥 비즈랩에 싸둬~”

유리병
펩시에서는 오렌지 주스를 유리병에, 퀘이커에서는 시리얼을 스테인리스 용기에, 하겐다즈는 아이스크림을 알루미늄 통에 담기 시작했다. 색이나 냄새가 잘 배지 않으며, 뜨거운 물에 팔팔 삶아 몇 번이고 재활용할 수 있다. 투명하게 속이 보이기 때문에 색색 잡곡을 늘어놓으면 그대로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니트릴
장갑내구성이 뛰어나 삶아서 재사용 가능한 재료인 니트릴로 만든 장갑을 써보자. 이 장갑은 음식 만들 때도 위생적이고 내 손을 보호하는 데도 좋다. 설거지할 때 고무장갑 대신 사용해도 좋다. 푹푹 삶아 깨끗하게 소독해 사용해도 된다. 아이와 함께 니트릴 장갑 한 켤레씩 나눠 끼고 신선한 봄나물 제대로 무쳐보자, 조물조물!



우리 집 조향사는 스머지 스틱


스머지 스틱은 허브를 묶어 말린 천연 향초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전통으로 라벤더, 세이지, 로즈메리 등을 실로 타이트하게 묶은 다음 말려서 만든다. 완성한 스머지 스틱에 불을 붙이면 천천히 향을 남기며 타들어간다. 특히 세이지는 태웠을 때 공기 중 94%의 박테리아를 박멸한다고 하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직접 좋아하는 향을 고르게 하자. 옷이나 방에 밴 냄새를 섬유 탈취제 대신 스머지 스틱을 피워 해결해보자. 여름만 되면 모기를 쫓기 위해 피우던 쑥 향이 떠오르는 아빠처럼 아이의 기억에 함께한 향이 오래 남을 것이다.



양심을 지킨 한 잔


커피 도구도 점검해보자. 캡슐 커피? 드립 커피? 아니면 믹스 커피? 아빠의 커피 타임에서 쓰레기를 없애보자. 드립 커피를 즐긴다면 종이 필터 대신 유기농 재사용 필터를 추천한다. 천이나 광목 필터를 사용하면 커피를 내리기 전 종이의 나쁜 성분을 뜨거운 물을 부어 거르는 첫 단계를 생략해도 된다. 사용 후 뜨거운 물에 담가뒀다 말리면 몇 번이고 재사용이 가능하다. 세척하고 관리하기 어렵다고 느낀다면 스테인리스 필터도 있다.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싶을 때는 모카포트로 제로웨이스트 커피를 즐기자. 더 피커 유기농 재사용 커피 필터 | 1매 4000원



양심을 지킨 두 잔


물을 많이 마시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해 차를 우려 마시곤 했는데, 일회용 티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합성수지 티백인 데다 실에도 플라스틱 코팅이 되어 있으니 건강에도 환경에도 좋을 리가 없다. 천으로 만들어 재사용이 가능한 티백을 써보자. 틴 케이스를 열고 말린 찻잎을 작은 티스푼으로 티백에 떠 넣는 일부터 우아하다. 한 번 사용한 티백은 손으로 조물조물 빨아서 말려두었다가 또 쓰면 된다. 몇 종류를 구비해두고 아이와 티타임을 즐기며 하루 한 번 종알종알 떠들어보자. 소창 리유저블 티백 | 2매 2900원



아내에게 점수 따는 선물


버석거리는 종이 타월 대신 보송보송한 손수건을 아내에게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아내에게 손수건을 건네는 상상만으로도 한껏 낭만적이다. 아침엔 토너, 저녁엔 클렌징. 하루에 2~3 장은 금방 소비하는 화장솜 선물도 좋겠다. 항균성과 흡수성이 좋은 다회용 화장솜을 건네 아내의 피부를 지켜주자. 더 피커에서 판매하는 화장솜은 양면이 부드러운 플리스 양털과 거친 포슬린으로 이루어져 각질을 제거하는 등 활용도가 높다. 따뜻한 물에 빨면 금방 새 것처럼 깨끗해진다. 소락 대나무 화장솜 | 20매 2만2000원, 8매 1만 원



물맛이 끝내줘요


무거운 생수 페트병을 들고 집까지 올라오는 것도 일이다. 까짓것 수돗물을 받아 각종 재료를 넣고 팔팔 끓여놨다 식수로 마시자. 재래시장에 가면 끓여 마시기 좋은 재료를 만져보고 향도 직접 맡을 수 있다. 재료를 베주머니에 넣어 끓이면 따로 거를 필요도 없다. 가족이 마실 물에 아이디어와 정성을 조금만 들이면 아빠표 물이 만들어진다. 작두콩차는 비염에 좋고, 결명자차는 눈을 밝게 해주며, 돼지감자차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분해한다. 효과를 알아뒀다 아이가 물을 마실 때 슬쩍 잘난 척할 수도 있겠다.

  • 2020.05.07
  • Editor. 이자연, 조서형
  • Illustrator. 강다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