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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raits — Issue 16. 필환경 생활

구체적인 식물 생활

A Specific Guide for Living with Plants

  • 2020.05.11
  • Editor. 정윤주
  • Photographer. 이주연

실내에 들어서니 나무 향이 온몸을 감쌌다. 공간의 틈새, 눈길이 머무는 곳마다 촘촘하게 놓인 반려 식물이 가득한 이 집을 가꾼 모던 마더 정재경이 식물을 들이기 시작한 이유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식물과 공기 정화의 상관관계에 관한 책들을 탐독하며 하나씩 늘려간 식물은 이제 200개에 달한다. 그는 식물을 키우면서 무심코 흘려보낸 생활 속 작은 행동의 결과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안전한 실내 공기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 당장 실천 가능한 작은 미션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집에 들어서는데 정말 숲에서 맡을 수 있는 향기가 나서 신기했어요.
식물 향일 거예요. 저희 집에서는 방향제나 디퓨저, 섬유 탈취제 같은 인공 향은 전혀 사용하지 않거든요. 향기를 맡고 싶을 때에는 허브 화분만으로도 충분해요. 가끔 유칼립투스나 페퍼민트, 레몬 100% 오일을 사용하고요.

집 안에서 키우는 식물이 200개라는 사실이 놀라워요.
맘먹고 세어보니 그 정도 되더라고요. 저희 집이 3층이니까 한 층마다 60개 정도인 것 같아요. 화장실이나 작은 창가마다 놓인 작은 포트, 컵에 담긴 것까지 모두 센 거예요.

일상의 공간마다 식물이 어우러진 모습이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것처럼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미적 영역은 물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위치를 잡아주는 데도 노하우가 있을 것 같아요.
집마다 구조와 식물 놓을 만한 공간이 다르기에 ‘이 식물은 어디에 놓는 게 좋다’는 식으로 딱 잘라 얘기하긴 힘들어요. 식물을 기르는 데에도 모든 곳에 통하는 공통 법칙이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식물을 처음 집에 데려오면 세심하게 살피면서 우리 집에 맞는 식물의 상태와 주기를 파악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해요. 해가 잘 드는 창가에 놓았는데 잎 색깔이 누렇게 변해가면 해가 적게 드는 자리로 옮기는 식인 거죠. 화원에서는 보통 관엽식물은 물을 7~10일에 한 번씩 주라고 하는데, 집마다 해와 바람의 방향·정도·습도 같은 환경이 전혀 다르니 그 말만 믿었다가는 낭패를 봐요. 식물 초보자는 식물을 아낀다고 물을 열심히 주잖아요. 그런데 식물을 키울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과습이에요. 화분의 물이 완전히 마른 후에 뿌리 끝까지 젖도록 충분히 물을 줘야 해요. 감이 오지 않을 때에는 나무젓가락으로 푹 찔러보세요. 젓가락에 흙이 묻어나오면 물을 주면 안 돼요. 이것도 몇 번 해보면 느낌이 와요.

처음 식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나요?
이 집에 이사 오기 전인 2015년쯤이에요. 저와 아들 준서가 호흡기가 약한 편이어서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은 금세 몸이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어요. 그즈음에 준서가 유난히 코피를 많이 흘리는데, 단순히 피곤해서 나는 코피라고 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고 자주 났죠. 저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근육이 아픈 것처럼 폐 부위가 당기는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공기 정화 식물이란 게 있다고 하길래 집 안에 놓으면 도움이 될까 싶은 막연한 생각에 시작했어요. 조금씩 그 효과를 느끼면서부터 관심이 생겼고, 어떤 과정으로 공기가 정화되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집 근처 도서관에서 식물 관련 책들을 보면서 공부하기 시작했죠.

미세먼지 수치가 올라가면 해결책으로 공기청정기를 먼저 떠올려요.
저희 집에도 공기청정기가 층마다 한 대씩 있어요. 공기청정기가 하는 역할도 분명 있어요. 하지만 공기청정기는 인체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정화하지 못해요. 산소와 음이온을 공급하는 것도 아니니 공기를 깨끗하게 걸러주긴 해도 건강하게 만든다고 하긴 어려워요. 미세먼지 수치가 높다고 공기청정기 개수를 늘리면 그만큼 에너지를 더 사용하게 되는데, 그게 환경에 좋은 행동은 아니잖아요. 식물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그걸 사람에게 나눠주기까지 하니 얼마나 고마워요. 과거를 되돌아보면 실내 공기를 정화한다고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열심히 가동한 날은 오히려 컨디션이 나빴어요. 자꾸 몸이 늘어져 눕고만 싶었죠. 식물이 대사 과정을 통해 공기를 정화해주기까지는 적어도 4~5시간이 걸려요. 공기청정기로 급한 먼지는 거르고, 식물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가족은 식물을 돌보는 것에 적극적인가요?
처음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느꼈을 때 남편에게 제가 이민을 가자고 했거든요. 남편이 절대 못 간다고 하길래 대신 집 안에 식물을 키우자고 했어요. 그때는 아마 이렇게 많이 키울 줄은 몰랐겠죠.(웃음) 남편이 결벽증에 가깝게 깔끔한 편인데, 처음에는 집 안에 흙을 들이는 사실 자체를 싫어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식물을 사 오면 분갈이 정도는 척척 해낼 정도로 달라졌죠. 이제는 저의 가장 큰 조력자가 됐고요. 준서는 처음부터 식물을 좋아했어요. 어릴 적 동화책을 보다가 “엄마, 난 초원이 좋아”라고 해서 “네가 생각하는 초원이 뭔데?” 했더니 “풀이 많고 숲이 넓은 곳이 초원이야” 하더라고요. 침대에 누웠을 때 큰 잎들이 자기 얼굴 위를 덮으면 좋겠다면서요.

준서는 식물이 많은 집에 사는 기분이 어때요?
(준서) 너무 좋아요. 식물을 관리하는 일은 주로 엄마가 하니까 엄마가 좀 힘들 수도 있겠지만요. 엄마가 매일 아침 6시 전에 일어나서 식물에 물 주고 돌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걸 보면 가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식물이 있어 좋은 점은 숨쉬기가 훨씬 편해요. 식물에서 나는 향기를 맡으면 기분도 좋고요. 제가 제일 아끼는 화분은 제 방에 있는 아레카야자예요.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초기에는 잘 몰라서 생긴 실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유칼립투스를 참 좋아하는데, 실내에서는 정말 키우기 힘든 식물이에요. 물도 적당히, 바람도 적당히 필요해서 여러 번 시도하다 결국 포기했죠. 원래 ‘적당히’가 가장 힘들거든요. 많은 분이 처음 식물을 키울 때 허브를 선택하는데, 허브는 실내에서 키우기가 힘들어요. 무엇보다 바람이 아주 중요해서 실내보다는 베란다에서 키우는 것이 나아요. 꽃이 있는 식물도 손이 많이 가고 관리하기 까다롭고요. 하루는 남편이 작고 노란 꽃이 핀 ‘애니시다’라는 식물을 데리고 온 적이 있는데, 금세 진드기가 가득해져서 결국 실내에 두지 못했어요. 일단 식물의 개수가 많아지면 하나하나 신경 쓰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리하기 편한 관엽식물에 손이 가게 되더라고요. 전 꽃보다 식물과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화훼장식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는데 꽃에 대한 관심은 딱 거기까지였어요.

관엽식물을 주로 선택하는 게 200개를 키울 수 있는 비법인 셈이네요.
관엽식물은 대부분 예민하지 않아요. 컨디션이 좀 안 좋아도 기다려주면 다시 살아서 새잎을 틔우고, 그렇게 몇 년을 지내죠. 식물 관리의 세 가지 원칙이 물 주기, 비료 주기, 가지치기인데 관엽식물은 그 시기가 대부분 비슷해요. 오가면서 노랗고 시든 잎을 보면 따주고, 벌레가 눈에 띄면 제거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느낄 거예요.

키우던 식물이 죽으면 미안해져요. 그 기분이 싫어서 식물을 들이는 게 쉽지 않고요.
열심히 돌보던 식물이 죽으면 내가 뭘 잘못했을까 상심했는데, 자연의 섭리구나 생각하니 좀 편해졌어요. 처음부터 건강하지 못한 식물이 내게 온 걸 수도 있고, 정보가 부족해서, 또 초보가 감당하기 어려운 식물을 골랐을 수도 있으니 식물이 죽었을 때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예전에 집에서 키우던 산세비에리아가 시들시들해서 이제 죽었구나 생각한 적이 있는데, 준서가 보더니 “아직 완전히 죽은 것 같진 않은데 포기하면 미안하잖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중에서도 싱싱한 부분을 골라 잘라서 물에 담가봤더니 또 잘 컸어요. 아이한테 제가 한 수 배웠죠.

집 안에 식물을 들이기 전에 먼저 드는 우려는 벌레가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벌레는 막연한 두려움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막상 키워보면 생각보다 벌레가 많지 않거든요. 바퀴벌레나 개미는 전혀 없고 아주 가끔 뿌리파리가 보이는데 인체에 유해한 벌레는 아니니까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만약 뿌리파리가 너무 많이 생겼다고 느낄 때는 ‘빅키드’ 같은 농약을 사용해 관리하면 해결돼요.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에게 농약을 사용해도 괜찮을까요?
물론 농약은 집 밖에서 뿌린 후 충분히 환기를 한 뒤 실내로 들여야 해요. 농약을 뿌릴 만큼 뿌리파리가 생긴 화분은 우선 다른 화분과 격리하는 게 좋고요. 요즘은 시중에 친환경 살충제도 많아서 필요할 때 적절히 사용하면 돼요. 저는 식물을 키울 때 ‘유용한 미생물(effective micro-organism)’이란 뜻의 미생물 배양 용액인 EM 용액을 사용하는데, 효모·유산균·누룩균 등 80여 종의 미생물이 들어 있어서 악취 제거와 수질 정화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요. 가끔 EM 용액을 식물의 뿌리가 젖을 만큼 듬뿍 뿌려주면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해충은 줄여주고, 토양의 질은 좋게 만들어요. 사람은 적당히 흙도 있고 미생물도 있는 환경에서 살아야 훨씬 건강하다고 봐요.







식물은 주로 어디에서 구입하세요?
양재동 꽃시장과 헌릉에 있는 화훼단지에 자주 가요. 헌릉 화훼단지는 도매 대상이어서 운반이나 분갈이를 모두 직접 해야 하고, 작은 화분은 판 단위로 팔지만 정말 저렴해요. 저는 식물을 사러 맘먹고 가는 것보다는 비닐하우스나 시장을 구경하다 그날따라 눈에 들어오는 식물이 있을 때 갑자기 구입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초보가 식물을 구입할 때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식물을 조금이라도 공부하고 구입해보세요. 무작정 식물 쇼핑을 위해 시장에 가면 보기에 예쁜 걸 사게 되는데, 그런 식물은 대체로 키우기가 힘들거든요. 책이나 검색을 통해 우리 집 분위기와 내 성향에 맞는 식물을 먼저 파악해본 후에 필요한 식물을 구입하면 실패할 확률이 확실히 적어요.

꽃이나 식물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도 식물을 키울 수 있을까요?
식물도 독성이 있는 종류가 있어요. 스킨답서스가 대표적인데,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 게 좋고 혀에 닿으면 살짝 마비되는 느낌이 있다고 해요. 이런 식물은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피하는 게 좋겠죠. 기름으로 먹기도 하는 야자나무 종류나 고양이가 잎을 먹어도 괜찮은 클로로피덤 같은 식물이 괜찮을 것 같아요.

식물을 처음 키워보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식물은 무엇인가요?
관엽식물은 대체로 키우기가 편한데, 그중에서도 스킨답서스는 ‘악마의 식물’이라고 부를 정도로 잘 자라요. 부피가 커지면 조금씩 잘라서 작은 컵에 담아놓으면 그대로 또 잘 자라고요. 스파티필룸이나 홍콩야자도 까탈스럽지 않고 잘 자라요. 물 주는 걸 자꾸 잊어버린다는 사람에게는 한 달에 한 번만 물을 주면 되는 게발, 티아라 같은 선인장류를 추천해요.

식물 생활을 하면서 도움을 받은 자료가 있나요?
인도의 환경운동가인 카말 미틀 Kamal Meatle 박사의 연구 결과를 보면 성인이 유리관 안에 들어가 있어도 아레카야자 4그루, 산세비에리아 6그루, 스킨답서스 조금만 있으면 생명을 유지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해요. 식물에서 그만큼의 산소와 음이온이 배출된다는 의미죠. 그 연구를 보고 좀 더 적극적으로 식물을 키워도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농촌진흥청 소속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계시는 김광진 박사님이 식물과 실내 공기 정화에 관심이 아주 많으세요. 식물 관련한 기사를 찾다 보면 항상 등장해요. 손기철 박사님이 쓴 《실내식물, 사람을 살린다》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사람 옆에 식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내용이죠. 그 책에 보면 식물을 키우는 것이 사람의 정서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해요. 학교 교실에 식물을 배치했더니 아이들의 공격성이 감소했고, 요양 병원에 놓았더니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진행 속도가 현저히 늦어지더라는 거죠. 그걸 보면서 그동안 우리의 병은 흙과 식물을 멀리해서 생긴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제가 뭐든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책을 쓰다 보니 “그냥 그런 것 같다”고 애매하게 얘기하는 것보다 전문가의 책과 연구 결과를 통해 근거 있게 말하는 편이 독자에게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정보를 준다고 생각했어요.

식물을 돌보면서 도리어 마음의 위로를 받은 적이 있나요?
개인적으로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2004년부터 ‘더리빙팩토리’ 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의 시그너처 디자인 제품의 카피가 생긴 거예요. 2005년에 출시한 제품인데 당시 디자인 등록이 흔치 않아서 미처 생각지 못했거든요. 결국 소송을 시작했는데 그 과정을 겪으며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서 등을 돌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 시간이 정말 힘들었는데, 그때 식물들을 돌보며 힘을 얻었어요. 새로운 잎이 나고 자라는 식물의 생명력을 보며 치유받고 희망을 얻었지요. 마음을 다잡고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책을 쓰기 시작했어요. 식물이 저에게 작가라는 새로운 자아를 찾아준 셈이네요.

최근에 출간한 책, 《초록이 가득한 하루를 보냅니다》에는 식물을 돌보는 데서 나아가 나 자신을 돌보고 주변을 돌아보고 환경까지 생각하게 된 이야기가 나와요.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적게 사고 다 쓰자’는 친환경적 마인드도 엿볼 수 있었어요.
식물을 키우면서 공기 정화나 에너지 소비만 생각할 게 아니라, 결국 사람의 일상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의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데에는 에너지가 드는데, 지금보다 조금 덜 소비하는 삶을 살면 지구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겠다 싶은 거죠. 1+1 제품을 무리하게 구입하고, 양이 많아 결국 상할까 봐 먹어치우거나 음식 쓰레기를 남기고, 건강이 나빠져 약을 먹거나 러닝머신을 달리면서 에너지를 다시 소비하고... 그렇게 악순환을 하고 있잖아요. 물건을 사기 전에 곰곰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거든요. 식물을 키우는 면에서도 환경을 생각하려고 해요. 쌀을 씻고 버리는 물을 화분에 주면 식물에 좋은 영양을 공급하고, 달걀 껍데기를 모아 오븐에 30분간 구워서 믹서에 갈면 칼슘, 질소, 인산이 풍부한 천연 비료가 돼요. 냄새도 나지 않고요. 브랜드를 운영할 때도 이런 원칙을 적용하고 있어요. 더리빙팩토리 제품 포장의 80%는 종이를 사용해요. 종이 박스에 제품을 담고 사이사이에 얇은 종이를 끼워 넣어 제품의 표면을 보호하고 종이 테이프로 마무리하죠. 올해는 종이 사용률을 90%까지 늘릴 생각이에요.

미세먼지, 황사, 최근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까지, 여러 이유로 실내 생활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요.
북유럽 나라는 춥고 어두운 날이 많아서 실내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잖아요. 이유는 다르지만 우리나라도 점점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아이들이 집과 가족을 통해 얻는 정서적 면도 더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식물을 기른 후 가장 변화되었다고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도시 환경에서 식물의 필요성을 더 알리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에도 도전하려고 준비하고 있고요. 제가 좀 더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 되면 도시의 빈 땅마다 꽃과 식물을 심는 일을 꼭 해보고 싶어요. 저는 특히 학교가 가장 시급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공기청정기 한 대로 그 많은 아이가 하루 종일 교실에서 생활하는 걸 감당할 수가 없어요. 교실마다 식물을 배치할 수 있다면 공기 정화 면에서도, 아이들 정서 면에서도 좋을 것 같아요. 식물의 녹색은 보는 것만으로도 뇌의 알파파가 증가해서 심신이 안정된다고 하잖아요. 제가 그 문제로 현장의 선생님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식물을 관리할 교사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식물을 관리하는 건 아이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식물을 책임지고 돌보는 경험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분명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해요.

집필한 책들을 보면 정원을 돌보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와요.
어머니는 아이 넷을 키우는 와중에서도 살뜰하게 정원을 가꾸셨어요. 그걸 보면서 나도 내 가정이 생기면 꼭 식물을 키우고 정원을 가꿔야지 생각했어요. 제가 아들에게 주고 싶은 것도 그런 거예요. 준서는 이제 중학생이 되지만, 아직 학원에 가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훈련하고 있어요. 아이에게 집에서 보낸 좋은 기억이 가득한 유년 시절을 선물하고 싶거든요. “나도 나중에 집이 생기면 엄마처럼 식물을 많이 키울 거야”라고 하는 걸 보면 제가 잘하고 있는 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고마워요.

  • 2020.05.11
  • Editor. 정윤주
  • Photographer. 이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