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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s — Issue 6. 탈 것

아이와 꼭 타봐야 할 우리나라

Riding Through Korea

  • 2017.10.22

둘째가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부터 우리 가족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육아를 버겁게 느낄 때였고, 그저 떠나고픈 마음만 가득했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두 아이뿐 아니라 철없이 부모가 된 우리 부부가 성장함을 깨달았다. 여행이 우리에게 선물해준 위로와 기쁨을 더 많은 가족과 나누고 싶었다. 남다른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 아이와의 여행이 조금이라도 쉬워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리틀홈 앱 서비스를 론칭해 우리만의 콘텐츠를 쌓아가고 있다. 수많은 여행지 가운데서도 특히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엉덩이가 들썩이고 가슴이 뛰게 만드는 여행지가 있었다. 바로 시동을 걸고, 페달을 밟고, 노를 젓던 시간을 보낸 ‘탈것 여행지’였다. 탈것이 가져다주는 모험과 낭만의 경험들. 그래서 우리 가족에게 탈것은 여행과 같은 말이다. ‘아이와 꼭 타봐야 할 우리나라’라는 제목을 써놓고 가만히 쳐다보기만 해도 내 마음은 이미 저만치 달려 나가고 있다.

춘천 중도물레길 카누

자그마한 카누 한 척에 네 식구가 줄지어 앉아 부지런히 노를 젓는 것. 바쁜 생활과 피곤으로 어수선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우리 가족만의 비법이다. 낮고 얇은 카누 위에서 물결에 가만히 몸을 맡기고 있노라면 자연의 속살과 맞닿아 있는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요즘 아이들에겐 귀하기 그지없는 느림과 고요함도 원 없이 만끽할 수 있다.

추천 가족
노 젓는 것쯤 문제 되지 않는 건강한 가족.

주의할 점
물 위엔 그늘이라곤 없으니 뜨거운 한낮은 피하자. 챙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는 필수.

주변 여행지
카누를 타고 자연을 즐겼다면 애니메이션박물관에 들러 문화를 누려보자. 멋진 야외 놀이터가 있는 꿈자람어린이공원에서 모험심을 길러보는 것도 좋을 듯.


망상오토캠핑장 카라반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들에게 특별한 하룻밤을 선물하고 싶어 달려간 곳. 카라반 캠핑장은 여러 곳 있지만, 짙푸른 동해 바다가 펼쳐진 이곳은 단연 특별하다. 바다에서 실컷 뛰어놀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들고,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일어나는 낭만에 흠뻑 젖어들 수 있다.

추천 가족
바다와 자동차를 사랑하는 가족.

주의할 점
멋진 곳이니만큼 주말이나 공휴일엔 예약하기 쉽지 않다. 사랑을 담아 광속 클릭!

주변 여행지
‘바다와 탈것’이라는 테마를 완성하고 싶다면 아름다운 해안을 끼고 달리는 삼척해양레일바이크도 함께 즐겨보길 추천한다.


이바구 자전거 투어

번잡한 부산역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한국전쟁 시절 피란민의 애환을 간직한 산동네가 나타난다. 경사가 어마어마한 언덕 위에 줄지어 형성된 이 마을을 아이들과 제대로 여행하는 방법이 무얼까 열심히 찾던 중 ‘이바구 자전거 투어’를 알게 되었다. 귀여운 전기 자전거를 타고 골목골목을 달리며 입담 좋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듣는 투어 코스는 유익하고 유쾌하다.

추천 가족
부산을 구석구석 여행해보고 싶은 가족.

주의할 점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168개의 가파른 계단 옆 깜찍한 오렌지색 모노레일을 타는 것. 유치환기념관에서 1년 뒤의 우리에게 엽서도 한 장 띄워보자.

주변 여행지
이바구길 초입에 부산 최초의 종합병원이던 백제병원 건물이 남아 있다. 현재는 ‘브라운핸즈 백제’라는 카페로 운영하고 있는데, 아주 아름다우면서도 묘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단양 패러글라이딩

가파른 산길을 한참 달려 올라가면 단양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카페 ‘산’이 나타난다. 풍경을 벗 삼아 커피 한잔 마실 생각으로 이곳에 올랐을 뿐인데, 거대한 풍선 같은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내달리는 사람들에 매료된 아이들의 성화에 온 가족이 느닷없이 패러글라이딩을 경험했다. 하늘을 나는 기분도 정말 특별했지만, 두려움 대신 함박웃음을 머금은 채 바람에 몸을 맡기던 아이들 모습이 두고두고 가슴 뛰게 하는 추억으로 남았다.

추천 가족
하늘을 날아보고 싶은 꿈이 있는 용감한 가족.

주의할 점
경험 많은 파일럿분들이 일대일로 비행을 함께 해주기 때문에 의지만 있으면 어린아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주변 여행지
단양은 멋진 동굴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천연기념물인 고수동굴도 좋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비록 짧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온달동굴도 괜찮다.


하늘목장 트랙터 마차

서부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트랙터 마차가 목장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편하게 데려다준다. 하지만 돌아올 때는 걸어 내려가는 쪽을 택한다. 눈 닿는 모든 곳이 하늘과 초원뿐인 이곳에서 신나게 달리고 스스럼없이 동물들을 만나는 아이들을 보노라면 세상 모든 것이 내 것인 양 아주 흡족하다.

추천 가족
산책을 즐기고 동물을 사랑하는 가족.

주의할 점
울퉁불퉁 흙길도 거뜬히 걸을 수 있도록 편한 운동화를 신고 가자.

주변 여행지
목가적인 여유와는 또 다른 반전 있는 일정을 원한다면 알펜시아 리조트의 ‘알파인코스터’를 타보길 추천한다. 봅슬레이 선수라도 된 듯 어마어마한 스피드와 짜릿한 스릴감을 만끽할 수 있다.


섬진강 기차마을

전라도의 작은 마을 곡성. 최근 영화로 유명해졌지만 기차에 푹 빠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겐 ‘기차마을’로 더 유명한 곳이다. 서울에서부터 먼 길을 달려 내려가 길고 긴 레일바이크 페달을 열심히 밟은 후,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물결보다도 더 느린 옛날식 증기기관차를 타보자. 그 고됨 때문인지, 정차 역에서 사 먹은 사발면 때문인지, 아련한 섬진강 풍경 때문인지 아무튼 두고두고 떠오르는 곳이다.

추천 가족
기차라면 뭐든 좋아하는 어린이가 있는 가족.

주의할 점
이곳의 레일바이크는 타본 것 중 가장 길고 힘들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지만, 자신이 없다면 증기기관차로 왕복하는 방법도 있다.

주변 여행지
곡성과 아주 가까운 곳에 남원이 있다. 춘향이 그네를 탔다는 광한루도 둘러보고, 입에서 살살 녹는 명문제과의 꿀아몬드빵도 맛보며, 남원항공우주천문대에서 별을 관찰하며 하루를 마무리해보자.

이나연

35세 / 리틀홈 공동대표
아이들과 일을 벌이고, 여행을 떠나는 일에 극성인 엄마. 놀이를 통해 배우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이를 응원하는 육아 정보 앱 서비스 ‘리틀홈’을 남편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 2017.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