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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육아 작전 성공을 위한 밀리터리 웨어

Military Outfit for Daddy

  • 2020.09.28
  • Editor. 조서형
  • Writer. 현영삼

수납 공간은 넉넉하고, 원단은 튼튼하며, 오염에도 끄떡없다.

나는 왜 그렇게 옷을 좋아했을까?

국민학교에 다니던 때, 내 눈에 정말 멋있던 동네 형이 있었다. 형은 나이키 크리스 웨버를 신었고, 나는 형이 신은 신발을 궁금해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옷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후에도 나는 매번 호기심과 모험심을 충족시켜줄 도구들을 찾느라 바빴다. 잡지에서 본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하고, 시험이 끝나면 ‘OIL’, ‘CAMP’ 같은 멀티샵과 ‘투사’, ‘파웰’ 같은 스케이트보드 샵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뭐라도 하나 건질까 하여.

20대 초에는 동대문 풍물 시장과 구제 샵을 본격적으로 기웃거렸다. 가능한 눈으로 직접 보고, 손으로 만져 보고, 한 번 입어도 보며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옷을 입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행동이 아니었을까.

20대 중반에 이르자 삶에 대해 꽤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의류 회사에서 일을 배웠다. 의류 전공자가 아닌 나는 옷을 배우기 위해 10년간 하루에 서너 시간만 자면서 소처럼 일했다. 옷은 유무형의 속성을 지니고 있는데 유형적인 구조로만 보면 옷은 크게 원단, 부자재, 봉제 그리고 그래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의 창의적인 조합의 결과물로서 패턴 및 재단에 의한 실루엣, 사이즈, 포켓 등 디테일의 디자인에 따라 무한대의 경우의 수에 해당하는 옷이 만들어진다. 이 옷들의 연결과 맥락에 따라 무형적인 브랜드의 철학 및 정체성을 드러내게 되며, 실제 사용자에게 부가가치를 전달하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 회사가 가진 체계와 나의 경험이 합쳐져 개념이라 할 만한 것들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개념은 일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배우고 익힌 것들을 자양분 삼아 새로운 회사를 만들었다. 정확한 목적과 기능을 가진 사용자 중심의 실용 의류를 밀리터리, 스포츠, 워크, 캠퍼스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연구하고 개발한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즐기는 카테고리는 가장 직관적이며 실용성 있는 ‘밀리터리’와 ‘스포츠’다. 이 카테고리를 활용한 아빠의 옷차림을 두 편에 나눠 소개해보려 한다.


전쟁이란 임무 수행을 위해 만들어진 밀리터리 의류.

밀리터리 의류는 적군과 아군을 알아보기 위한 피아 식별 기능이 필수다. 또한 은폐를 위해 전장 환경에 맞추어야 하며, 극한의 상황에서 몸을 효율적으로 보호하면서도 동시에 활동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목적에 따라 설계된 주머니들을 활용해 실용적인 수납공간을 제공해야 하며, 레이어 혹은 결합 등 다른 용도로의 확장성까지 갖춰야 한다. 위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기 위해 튼튼한 원단 및 봉제가 뒤따라야 하는데, 세탁이나 수선과 같은 관리가 쉬워야 한다. 다양한 제조사에서 동일하게 만들 수 있도록 대량 생산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어야 하기에 통제할 수 있는 품질 기준인 밀스펙(Mil- Spec)으로 관리된다. 

실제 전쟁을 거치며 반영된 피드백과 함께 섬유 기술은 혁신이 지속하였다. 그렇게 발전된 의류는 자연스럽게 시리즈로 형성되어 왔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전쟁 이후, 쉽게 구할 수 있는 잉여 개체들은 일상생활에도 계속 사용되었다. 당시 스타일 아이콘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마찬가지다. 밀리터리 의류는 남성복 복식의 큰 기준이 되었고, 매년 많은 브랜드가 디자인 소스로 활용하고 있다.

육아 대디를 위한 실용 아이템

밀리터리 의류, 그중에서도 재킷과 팬츠는 육아 대디 입장에서 멋과 실용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게다가 약간의 믹스매치만 가미해도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어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을 가졌다. 육아는 또 다른 전쟁이지 않은가.

전쟁을 치르기 위한 수많은 장비가 있고, 그 장비를 수납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밀리터리 재킷과 밀리터리 팬츠가 있다면, 이는 아빠의 옷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육아 전쟁의 비상사태에 다음과 같이 대비할 수 있다. 밀리터리 의류의 넉넉한 수납공간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무엇이든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돕는다. 포켓의 직관적인 위치는 필요한 아이템을 언제든 꺼낼 수 있게 한다. 육아 작전 중 뜻밖의 오염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애초에 작은 얼룩 정도는 눈에 띄지 않는 디자인인 데다가 툭툭 털거나 휙 빠는 것으로 대부분이 해결된다. 입을수록 경년변화가 멋지게 나타나는 원단이기에 세탁을 주저할 필요도 없다.

봄, 여름에는 입체 포켓이 특징인 정글 퍼티그 재킷을 추천한다. 가을 겨울에는 M-65로 대표되는 4 포켓 유형의 필드 자켓이면 충분할 것이다. 바지는 편안한 착용감의 코튼 새틴 퍼티그 팬츠와 넉넉한 수납을 자랑하는 코튼 포플린 혹은 코튼-나일론 립스탑의 카고 팬츠면 오케이. 빈티지 스토어에서 구할 수 있는 원형도 좋고, 원형을 복각한 브랜드도 좋다. 개인적으로 RRL, 엔지니어드 가먼츠, 코로나 유틸리티 등 원형을 베이스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낸 것들을 좋아한다. 사실 내가 운영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제일 즐겨 입는다. 밀리터리 제품에도 가격과 디자인 등 얼마든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니 입어보고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옷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부디 각자의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이 재미있길!

모던파더 현영삼

6살 정우와 2살 서우와 함께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아빠다. 쉬는 날이면 가족이 함께 뒷산을 오르거나 요리를 한다. 주로 메뉴는 다 함께 먹을 수 있는 국수나 부드러운 빵 그리고 쿠키. 캐주얼 브랜드의 글로벌 상품 기획 디렉터로 일하다가 그 안에서 만난 파트너와 함께 ‘더 레스큐 컴패니’ 라는 의류 제조 및 유통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패션 웹진 ‘Put This On’에 ‘반바지 입는 법’ 등의 이야기를 기고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족의 일상과 일, 그리고 그의 취미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

  • 2020.09.28
  • Editor. 조서형
  • Writer. 현영삼